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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하락에 채권 투자자 '울상'

기사입력 : 2015년07월24일 03:54

최종수정 : 2015년07월24일 04:11

부실 채권 이달 8.2% 손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3년래 최악의 상품 가격 하락이 채권시장을 강타했다.

소위 ‘플러스 알파’를 노리고 부실 채권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원유와 석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에 눈덩이 손실을 입었다.

23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부실 채권이 이달 들어서만 8.2%에 달하는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손실은 12.2%로 높아졌다.

원유 생산 현장[출처=AP/뉴시스]
업계 전문가들은 부실 채권이 올해까지 2년 연속 연20%를 웃도는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악의 손실에 해당한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추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에너지 섹터의 부실 채권을 매입했으나 상품 가격 하락으로 당초 기대와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됐다.

샌드리지 에너지의 채권은 이달 30%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다. 클리프 내추럴 리소시스 역시 같은 기간 27%를 웃도는 손실을 냈다.

미시간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에릭 고든 교수는 “액면가 1달러 당 65센트까지 밀린 채권이 75센트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자들이 베팅했으나 실상 55센트까지 떨어진 셈”이라며 “부실 채권의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예상과 크게 빗나갔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7월 이후 부실 채권의 시가총액이 70억달러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와 금값, 그 밖에 주요 금속 상품의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관련 채권 가격을 강타했다.

특히 국제 유가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에너지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일격을 당했다. 연초 이후 에너지 섹터의 정크본드에 유입된 투자 자금은 4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관련 부실채권을 사들인 헤지펀드가 지난달 1.4%의 손실을 기록했고, 이달에도 손실을 내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디폴트가 상승하고 있어 채권 수익률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율이 지난달 2.02%에서 내년 3월 3.1%로 상승할 전망이다.

유비에스(UBS)의 스티븐 카프리오 애널리스트는 “정크 등급의 회사채 디폴트가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관련 채권의 수익률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 업체 마글란 캐피탈의 데이비드 타윌 펀드매니저는 “펀더멘털과 회복 가능성이 뒷받침되는 부실 채권이 매우 드물다”라며 “지금은 이들 채권의 투자 적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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