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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人民)은행<사진=바이두(百度)> |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영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국은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 보장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국유자본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은행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불만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7월31일 ‘비(非)은행기관 온라인결제업무관리법’을 발표하면서 당일 온라인 결제 한도를 5000위안으로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비롯해 ▲매년 20만, 10만위안의 결제 한도 ▲첫 200위안 이상 결제 시 은행 인증 도입(제3조) ▲온라인 결제 서비스 계좌 개설 기준 강화(제9조) ▲온라인 결제 서비스 통한 계좌이체 제한(제17조) 등의 규정도 새로 도입됐다.
중국 당국은 특히 이번에 제3자 결제 서비스 예치금을 예금보험제도 범위에서 제외시켜 온라인 결제 서비스 영업을 규제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따라 해당 업계는 물론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 불만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인민은행은 다음날 아침 즉각적으로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온라인 결제 한도가 초과되면 잔액 결제가 은행 계좌로 넘어가도록 해 실질적인 결제 금액에는 제한이 없다는 것.
즉 결제 금액이 6000위안일 경우 5000위안은 온라인 결제 서비스로, 나머지 1000위안은 은행계좌로 결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규정에 부합하는 디지털 인증과 전자서명 절차를 도입할 경우 결제한도를 자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이날 “온라인 결제 서비스 이용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당일 5000위안, 매년 20만위안의 한도는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범위”라며 “새 규정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금융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했다.
인민은행이 인용한 ‘2014년온라인결제업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온라인 결제 서비스 이용자의 19.88%가 5000위안 이상의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집계됐다. 1000위안 이상 결제 이용자도 전체의 38.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온라인결제 서비스의 발전공간을 사전에 제한해 기존 은행의 영업분야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현재 중국에는 은행 이외 270여개의 제3자 결제 서비스 업체가 시장에 진출, 온라인 쇼핑 대중화에 힘입어 빠르게 사업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온라인 결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은 제3자 결제기관의 은행화를 사전에 방지해 기존 은행과의 상하구조를 분명히 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며 “사실상 금융시스템에서 은행의 신용거래 업무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중국 광주(廣州)일보는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 '인터넷 플러스' 정책에 힘입어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해온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의 향후 전망이 어두워 졌다”며 “비은행 기관의 영향력을 제한해 은행과의 경계선을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한편, 인민은행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현재는 업계 전반의 의견을 수집하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