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 구조조정·투자축소 칼바람…'하방압력'
[뉴스핌=배효진 기자] 6년래 최저 수준을 갈아치우며 올해 초 수준으로 돌아간 국제유가가 미국 경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당분간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업계에 불고 있는 구조조정과 투자축소의 칼바람이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26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110만배럴 감소를 완전히 빗나간 결과다.
예상치 못한 재고 증가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3% 급락한 40.80달러에 마쳤다.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3.4% 밀린 47.1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 "유가 30달러, 현실화 될 것"
반등 흐름을 보였던 유가가 다시 곤두박질치자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로 밀리는 상황이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에릭 리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초저 수준의 유가는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면서도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전문가 예상처럼 빠르게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씨티는 유가가 오는 4분기 배럴당 39달러에 진입해 내년 1분기까지 30달러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불리시리뷰 원자재 인사이더의 스티브 브리스 편집자는 배럴당 20달러를 점쳤다.
투기세력이 원유 선물과 옵션 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대거 끌어안고 있지만, 유가가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빠지면서 매수 포지션 청산 움직임이 곧 나타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이 같은 움직임이 향후 더 많은 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전통 산유국 생산비용 배럴당 10달러 미만
비관적 전망이 득세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전통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점유율 대결을 펼쳤던 미국 셰일오일이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산유국의 생산비용이 지금 유가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에 있어 점유율 경쟁이 장기화되더라도 별 다른 피해가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씨티그룹에 의하면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생산비용은 배럴당 10달러를 넘지 않는다. 리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의 경우, 증산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낮추고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러시아는 산유량을 하루 평균 1110만배럴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되며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당분간 산유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추세다.
반면 셰일오일의 생산비용은 평균 30달러 수준에 집중되어 있으며 채굴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CNBC가 최근 발표한 원유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인 셰일업계 관계자 43%가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이 45~55달러라고 응답했다.
이날 유가를 기준으로 이미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한 셈이다.
EIA 조사에 의하면 셰일업계 산유량은 하루 평균 36만배럴이 줄어드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미국 에너지 업계 '비명'… 수출 해제 효과도 미미할 듯
유가 하락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증산 경쟁에 미국 셰일 및 에너지 업계는 휘청이고 있다.
18일 미국 에너지 서비스업체 우드그룹은 5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우드그룹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와 로열더치셸 등에 탐사·채굴 전반의 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고 있다.
우드그룹의 밥 케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석유와 가스 시장의 사업 환경이 아주 험난해졌다"며 "단기간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 유지를 위해 투자와 인력을 줄이는 대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일과 7일에는 미국 아칸사스 소재 셰일업체인 사우스웨스턴에너지와 휴스턴 소재 MRC글로벌 등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잇단 구조조정과 투자감축 칼바람이 미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40년 만에 재개된 원유 수출이 고용 창출이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원유 수출 해제로 생겨날 신규 일자리가 29만3000~43만90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길이 열리면서 셰일업체들이 산유량을 지금보다 200만배럴 많은 하루 평균 1140만배럴까지 늘리면서 신규 고용이 자연스레 뒤따를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경제전문 매체 쿼츠는 셰일업계가 인력과 채굴수를 줄인 대신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기 때문에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반박한다.
미국에서 치열한 논쟁을 부른 이란 핵 합의가 통과되 이란이 내년 하반기 국제 원유 시장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산 원유 공급까지 맞물린다면 국제유가가 강한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주요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각해진 데 따라 수요가 둔화되면 과잉공급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당분간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업계에 불고 있는 구조조정과 투자축소의 칼바람이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26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110만배럴 감소를 완전히 빗나간 결과다.
예상치 못한 재고 증가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3% 급락한 40.80달러에 마쳤다.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3.4% 밀린 47.1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 "유가 30달러, 현실화 될 것"
반등 흐름을 보였던 유가가 다시 곤두박질치자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로 밀리는 상황이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에릭 리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초저 수준의 유가는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면서도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전문가 예상처럼 빠르게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씨티는 유가가 오는 4분기 배럴당 39달러에 진입해 내년 1분기까지 30달러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불리시리뷰 원자재 인사이더의 스티브 브리스 편집자는 배럴당 20달러를 점쳤다.
투기세력이 원유 선물과 옵션 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대거 끌어안고 있지만, 유가가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빠지면서 매수 포지션 청산 움직임이 곧 나타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이 같은 움직임이 향후 더 많은 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전통 산유국 생산비용 배럴당 10달러 미만
비관적 전망이 득세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전통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점유율 대결을 펼쳤던 미국 셰일오일이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산유국의 생산비용이 지금 유가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에 있어 점유율 경쟁이 장기화되더라도 별 다른 피해가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씨티그룹에 의하면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생산비용은 배럴당 10달러를 넘지 않는다. 리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의 경우, 증산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낮추고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 산유량 추이 <출처=오일프라이스닷컴> |
반면 셰일오일의 생산비용은 평균 30달러 수준에 집중되어 있으며 채굴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CNBC가 최근 발표한 원유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인 셰일업계 관계자 43%가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이 45~55달러라고 응답했다.
이날 유가를 기준으로 이미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한 셈이다.
셰일오일 생산량 추이 <출처=오일프라이스닷컴> |
◆ 미국 에너지 업계 '비명'… 수출 해제 효과도 미미할 듯
유가 하락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증산 경쟁에 미국 셰일 및 에너지 업계는 휘청이고 있다.
18일 미국 에너지 서비스업체 우드그룹은 5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우드그룹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와 로열더치셸 등에 탐사·채굴 전반의 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고 있다.
우드그룹의 밥 케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석유와 가스 시장의 사업 환경이 아주 험난해졌다"며 "단기간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 유지를 위해 투자와 인력을 줄이는 대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일과 7일에는 미국 아칸사스 소재 셰일업체인 사우스웨스턴에너지와 휴스턴 소재 MRC글로벌 등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잇단 구조조정과 투자감축 칼바람이 미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40년 만에 재개된 원유 수출이 고용 창출이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원유 수출 해제로 생겨날 신규 일자리가 29만3000~43만90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길이 열리면서 셰일업체들이 산유량을 지금보다 200만배럴 많은 하루 평균 1140만배럴까지 늘리면서 신규 고용이 자연스레 뒤따를 것이란 판단이다.
셰일 산유량과 고용 추이 <출처=쿼츠> |
미국에서 치열한 논쟁을 부른 이란 핵 합의가 통과되 이란이 내년 하반기 국제 원유 시장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산 원유 공급까지 맞물린다면 국제유가가 강한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주요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둔화가 심각해진 데 따라 수요가 둔화되면 과잉공급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