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했던 미국 증시 또 다시 '미끌'…중국발 불안 지속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잠깐의 반등세를 보이며 중국발 시장 불안을 털어내는가 싶던 뉴욕증시가 또 다시 맥없이 무너지며 글로벌 위기 장기화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어렵게 고개를 들던 미국 증시가 장 막판 여지없이 흔들리며 글로벌 시장 혼란이 종료되기 까지는 아직 한참이 남았다는 불안감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이날 장 초반만 하더라도 S&P500지수는 2.9%까지 상승폭을 확대하며 위기감을 털어내는 듯 보였다. 개장 전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각각 25bp, 50bp씩 낮추면서 시장이 안도한 영향이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랠리가 빠르게 꺼지더니 결국 전날보다 1% 넘게 밀린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204.91포인트(1.29%) 떨어진 1만5666.4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도 25.59포인트(1.35%) 내린 1867.62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9.76포인트(0.44%) 떨어진 4506.49에 거래를 마쳤다.
웰스파고 펀드매니지먼트 전략가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랠리 바람이 다 빠진 모습"이라며 시장이 잠깐 반등한 사이 자금을 정리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대개 장 후반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매도 때문에 막판 급락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미 증시가 장 후반 무너진 것은 중국 경제가 고비를 넘겼다는 확신이 없으며 투자자들도 증시에 복귀하려는 뜻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 혼란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 레이 달리오와 미국 재무부 장관 출신 로렌스 서머스는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 아니라 양적완화를 재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웰스파고의 제이콥슨은 최근 미 증시 거래 흐름을 톱날에 비유하며 "중국이나 미국 경제가 강력하다는 추가적인 지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증시가 계속해서 급격한 변동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25일 아시아 증시 개장 후에도 시장 혼란에 대한 암울한 전망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버크레스트 자산운용 수석 전략가 패트릭 쇼바넥은 이날 오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가 일시적 랠리를 촉발할지는 모르지만 중국 증시의 추가 조정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oA-메릴 7월과 8월 서베이 결과 <출처 = BOA-메릴린치> |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실시한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도 금융 시장 최대 꼬리리스크(Tail Risk,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묻는 서베이에 중국 침체가 1순위로 꼽힌 점도 중국발 시장 혼란의 불안감을 잘 보여준다.
컨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 켄 골드스타인은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금융 시장 내 추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