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불확실성 완화' 기능 쇠퇴에 대비해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동결 결정 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발작(tantrum) 양상이 전개되자,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서라는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AP/뉴시스> |
예전 같았으면 이 같은 발언으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독일 닥스지수는 3%대 급락하는 등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뉴욕 증시 역시 가파르게 내림세를 연출했다.
옐런 의장이 금리동결을 결정한 요인으로 중국과 신흥국 경기둔화, 국제유가 하락, 달러 강세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지목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 탓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4년만 해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1%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16.9%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흥국 경제 역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57%)에 이른다. 그만큼 중국 등 신흥국 경제 하강이 미치는 파급 효과가 커진 것이다.
여기다 연준의 금리인상도 불발로 끝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된 것도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국채시장은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예상과 부합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각에서 시장 변동성을 억제하는 연준의 기능이 쇠퇴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지금같은 불확실성에는 현금을 비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경제지표에 의존(data dependency)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금리인상이 언제 단행될지 몰라 불확실성만 높아지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로금리가 지속되면서 자산배분의 왜곡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간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차입자의 차입비용이 줄어드는 반면 저축자의 이자 소득은 감소하는 등 부의 불평등과 같은 폐해가 나타난다는 점에서다.
신문은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다시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면서 현금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지난달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현금 보유를 늘린 투자자가 5.5% 증가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는 점이 시사적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