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엄지족’ 이낙연 지사의 다짐 “한중FTA를 한국농업 기회로”

기사입력 : 2015년11월23일 15:15

최종수정 : 2015년11월26일 18:25

한국 지방자치 20주년, 광역단체장에게 듣다(전남지사편④)

[뉴스핌=이영태 기자] 전라남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농도(農道)’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지자체다. 이 지사는 2009년에 펴낸 <食전쟁-한국의 길>이라는 책에서 “농촌을 살리지 못하면 우리는 역사의 공동 피고인”이라고 규정했다. 전남을 이끌어가는 도백으로서 농촌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이 지사는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농민과 농촌이 붕괴되지 않도록 공동체를 유지하고 농민의 생활을 보장해드리는 것이 말은 쉽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전자와 후자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고 개방화 시대를 탓하기만 해서는 개방화 시대를 이겨낼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방화 시대를 방어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공격의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 중국이 한국산 쌀, 김치, 삼계탕에 대해서 수입의 문호를 열겠다는 의향을 밝혔고 중국의 1가구1자녀 원칙이 수 십 년 만에 포기되고 1가구2자녀 정책이 채택됐으니까 이것을 한국 농업의 기회로 봐야 될 거다. 이런 기회도 활용하지 못하면서 농촌, 농업 이야기를 한다는 건 공허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 한국 농업 내부의 그만한 역량이 있느냐 인데 굉장히 충분치가 않다. 아직도 의존체제를 못 벗어나고 그 의존체제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고 많은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과연 중국이 한국 농업을 살릴 활로가 될 수 있을까? 이 지사는 “중국이 기본적으로 식량부족 국가다. 한국은 중국이 수출만 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경작지 면적 전체로만 보면 세계 4위인데 국민 1인당 경작지 면적은 126위다. 말하자면 중국 14억 인구가 먹고 살기가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주곡을 비롯한 몇 가지 주요 식량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중국이다. 게다가 중산층의 증가에 따라서 안전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언저리에 한국 농업의 기회가 숨어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쉽진 않겠지만 중국의 경제발전과 한국 농업의 고급화 전략이 맞물린다면 불가능한 전략도 아닐 것이다. 이 지사는 “(중국이) 지금은 돈을 많이 벌어서 세계 최대의 식량 수입국이 되었기 때문에 그 많은 인구가 굶지 않고 먹고 사는 것이지 자급자족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시카고 곡물 시장의 최대 큰 손이 중국”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남지사가 지난 19일 뉴스핌과의 단독인터뷰에서 휴대전화 두 개를 들어보이며 엄지족이 된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이 지사가 ‘엄지족’이 된 이유

이 지사는 문자를 이용해 인맥관리를 잘 하는 것으로 소문났다. 그래서 ‘엄지족’이란 별명을 얻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휴대전화가 두 대 있는데 정확히 모르겠다. 각각 1만명 가까이 될 텐데 아는 사람이 겹치고 중복돼 있다. 제 짐작에 전화 2대에 1만4~5000명 정도가 입력되어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60대 중반인 이 지사가 엄지족이 된 배경이 궁금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활용은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문자를 보낼 필요가 있을 때 쓴다. 제가 2004년에 박준영 도지사가 첫 출마했을 때 선거기간 내내 선거대책위원장 중의 한 사람으로 찬조연설을 하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목수술을 했다. 성대결절 수술을 했는데 이 수술을 하면 한 달 동안 목을 써서는 안 된다. 그래서 목을 안 쓰고 문자로 전화에 대한 응답을 했다. 그러다보니까 선수가 됐다. 고통의 시간이 오히려 저에게 좋은 자산을 남겨준 거지요. 그런 인연이 있다.”

이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적을 만들지 않는 유연한 성품을 갖고 있어 ‘젠틀맨’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젠틀맨이란 별명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없을까?

“2011년 국회의원들 사이에 만들어진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이 처음 생겼다. 첫 해 ‘바른 언어상’에 세 가지가 있었다. 가장 위가 으뜸상이다. 그 으뜸상을 박근혜 의원과 제가 공동수상했다. 교수 10명, 대학생 100명이 1년분 국회 회의록과 동영상 모든 것을 갖다 놓고 검증을 했다. 채점 기준 따라서 점수를 매겨야 했는데 점수는 제가 박근혜 의원보다 더 높았었다.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저는 신사는 아니지만 바른 말을 하려고 노력은 한다.”

이 지사가 자주 가는 전남의 명소는 어디일까? “산이 낮고 야트막한 언덕배기가 늙은 어머니 같은 곳을 드라이브하기를 좋아한다. 예를 들면 무안의 현경면, 해제면 쪽으로 가다보면 그런 곳이 10km가 이어진다. 굉장히 한국적이고 평화롭고 푸근하다. 어머니의 가슴 같은 그런 곳이다.”

또한 “굉장히 규모가 크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제가 사랑하는 곳으로는 완도수목원을 꼽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수목원이다. 육지에서 유일하게 난대림이 있는 수목원이다. 거기에 50만평 규모의 동백 숲 단지를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꾸미지 않은 그냥 내버려 둔 자연상태의 숲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라고 강추했다.

전남을 찾는 중국 관광객 등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추천할 여행코스로는 “여수의 금오도,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이 세 곳을 추천하겠다”며 “여수 금오도는 비렁길이 유명하다. 비렁이라는 것은 벼랑의 사투리로 절벽이란 뜻이다. 청산도는 대한민국 최초의 슬로시티다. 서편제를 촬영했던 곳이다. 신안 증도는 엘도라도라고 하는 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리조트가 조성되어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좋아하는 맛집을 묻자 “맛집은 너무 많다. 각 시군마다 있다. 함부로 말하면 안 될 것 같다”면서도 한 곳을 찍어달라고 고집하자 “제가 어디를 좋아한다고 하기보다는 제 며느리가 아이를 가졌을 때 데리고 갔던 곳이 장흥 삼합집”이라고 추천했다.

이 지사는 “목포 삼합은 홍어와 돼지고기와 김치인데 장흥삼합은 한우고기와 키조개와 표고버섯이다. 제 손녀를 가진 며느리에게 권유했던 집, 맛집이냐 뭐냐 단골집이냐 따지기 전에 아이를 가진 며느리에게 먹여주고 싶었던 음식이 그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어 “장흥에 있는 한우 고깃집에 가면 대체로 그렇게 해준다. 몇 군데 있는데 원조가 탐마루일 거다. 제주도를 탐라국이라고 불렀잖아요. 탐라국으로 가는 나루라고 해서 탐진강인데 그 탐진강 변에 있는 마루라고 해서 탐마루다. 거기가 장흥삼합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는 곳”이라고 부연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농도를 이끄는 도백으로서 고민은 많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보겠다는 이 지사의 신념이 왠지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 이 지사에게 다음에 찾아오면 장흥삼합을 맛보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전남도청을 떠났다. 

10년 전 광주광역시에서 전라남도 무안군으로 옮긴 새 전남도청 청사 전경.<사진=김학선 기자>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