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착륙 vs 정부 관리모드..전문가 "저가매수 기회"
[뉴스핌=김남현 기자] 새해 첫 개장일부터 세계 금융시장이 중국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해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 패닉이 곧 세계 금융시장 위기의 트리거(trigger 방아쇠)는 아닌지 우려도 나오는 형국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폭락이 경제상황이라는 펀더멘털 측면보다는 수급 부담과 서킷브레이커 도입 첫날이라는 제도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저가매수에 나서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5일 국제금융센터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일 중국증시 폭락은 우선 월초 발표된 중국 12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 49.8을 밑돈 49.7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5개월째 기준치 50을 밑도는 것으로 2009년 이후 최장기록이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경제 경착륙 가능성은 2010년부터 제기돼 온 문제”라며 “특히 2015년부터 기업 부도가 급증하고 주식, 외환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해 7월 주가급락 당시 시행된 5% 이상 대주주 및 임원 지분매각 금지조치가 오는 8일 만료되면서 1조2000억 위안에 달하는 물량이 풀릴 것이라는 관측도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 사우디와 이란의 국교 단절로 중동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불안이 부각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반면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 패닉이 펀더멘털적인 측면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급락장에서도 금리와 신용지표가 안정적이었던데다, 위안화 환율이 밸류에이션상 하단에 있고, 중국 정부가 경제 경착륙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자료=SK증권> |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과거 중국 PMI는 안좋을 때도 많았다. 경기와 주식을 묶어 판단하는 것은 오류"라며 "위안화 약세 확대가 이번 급락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날 처음 도입되고 발동한 서킷브레이커가 저가매수 보다 차익매물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 점도 급락 이유로 꼽았다.
그는 이어 "급락장에서도 금리와 신용지표는 안정적이었다”며 “환율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밸류에이션상 하단에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나마 추격 매수에 대한 고민을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인금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 정부가 경제를 안착시키고자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다 부동산시장이 안정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패닉이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정부 스탠스를 지켜봐야 하나 저가매수가 유효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은택 SK증권 스트레티지스트 또한 “그간 중국의 호황은 2010년을 전후로한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것으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도 “한국 외환 위기시와 다른점은 막대한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으로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중국 증시에 대한 단기 저가매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시장은 전일장 여진속에서도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오후 4시 현재 상하이 종합지수는 3287.71포인트를 기록, 전일대비 0.26% 하락에 그쳤다. 니케이225지수도 0.42% 내린 1만8374를 보였다. 코스피는 0.61% 상승한 1930.53으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0.3원 상승에 그친 1188.00원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