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거물급과 함께 석유개발 이권으로 1560억원 챙겨
[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 인터넷에 ‘공수도(空手道)’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인맥 하나로 8억7000만위안(한화 약 1560억원)을 쓸어 담은 중국 점쟁이 차오융정(曹永正) 이야기다. 그는 저우융캉(周永康) 등 거물급 정계 인맥을 통해 유전 개발 등의 분야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곧 재판을 통해 중형을 선고 받을 전망이다.
차오융정 <사진=바이두(百度)> |
올해 57세인 차오융정은 원래 유명한 점쟁이였다. 하지만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면서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20년 넘게 ‘우정’을 과시하며 꽌시를 통한 부정부패를 보여줬다.
2005년, 차오융정은 유전개발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저우융캉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우융캉은 곧바로 차오융정과 쟝졔민(蔣潔敏) 당시 중국 석유천연가스공사(CNPC) 부총경리와의 만남을 주선했고, 차오융정이 설립한 홍콩연대에너지(香港年代能源)회사는 길림성에 위치한 길림유전(吉林油田)의 ‘지역 합작 사업권’을 따냈다.
홍콩연대에너지회사는 길림유전 사업권을 따내기 전까지 아무런 자금도, 관련 업종 기술자도, 업무경험도 없는 유령회사에 불과했다. 차오융정은 본인의 돈은 거의 투자하지 않고도 회사를 설립해 유전을 개발하는 ‘공수도(空手道) 사업수완’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저우융캉이 쟝졔민 부총경리에게 여러 차례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오융정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신강연대에너지(新疆年代能源)회사를 설립해 창칭유전(長慶油田) 발협의를 얻어냈다. 사업 추진에는 쟝졔민 당시 석유천연가스공사 부총경리의 역할이 컸다. 두 회사는 12:88로 석유개발권을 협의했고, 신강연대에너지회사는 창칭유전에서만 7억위안(한화 약 1260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정부 기밀 문건과 함께 막대한 이익이 차오융정의 손에 들어갔다. 익명의 변호사는 “해당 지역 고위 관료들은 대부분 차오융정의 도움으로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정에 선 차오융정 <사진=바이두(百度)> |
하지만 2013년 7월부터 차오융정의 비리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8억7000만위안에 달하던 그의 재산은 모두 몰수당했다. 그를 지원하던 저우융캉도 현재 뇌물수수 국가기밀누설 권력남용 등의 죄목으로 2015년 6월 11일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며, 그들을 도왔던 장졔민도 16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