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지방에서만 1만6500가구 공급…지난해 대비 21%↑
[뉴스핌=김승현 기자] 주택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올해 1~2월 지방에서는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20% 넘게 늘어나는 것.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린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미국 금리인상, 공급과잉 이라는 악재로 주택 구매 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자 수요자들이 지갑을 닫기 전에 지난해 분양시장 열기 ‘막차’를 타기 위함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 인천, 경기를 제외한 지방에서는 총 24개 단지, 1만6523가구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1만3639가구보다 21.1%(2884가구) 늘었다.
지난해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대구·부산·경상 지역과 강원, 충청에서도 많은 물량이 풀린다.
강원 원주시에서 2557가구가 분양된다. 원주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그에 맞춰 개통되는 고속철도(KTX)올림픽선 수혜 지역이다.
이 밖에 부산 1959가구, 대구 1398가구, 충남 천안시 2709가구, 경남 진주시 1531가구, 경남 창원 1530가구, 경북 구미 757가구, 충남 서산시 692가구가 공급된다.
통상 분양 비수기인 겨울 분양물량이 증가한 것은 공급과잉 등 악재로 주택시장이 얼어붙기 전 지난해 최고조에 달했던 분양시장 열기 ‘막차’를 타기 위함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지방 신규분양단지는 총 476곳, 24만6459만 가구다. 역대 연도별 지방 최대 공급량이다.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지난해 지방에서 총 17만8611가구가 청약을 받았다. 이중 1순위 청약자는 312만1301명으로 약 17.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1순위 평균 경쟁률인 4.41대 1보다 높다.
오는 2월부터 서울·수도권에서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가 오는 5월부터 지방에서도 적용된다는 점도 건설사들의 분양시기를 앞당기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지방에서도 ‘사실상’ 처음부터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야 하는 비거치식·분할상환 방식과 차주의 상환 능력 심사 강화가 실시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 분양열기 속에 인기 단지들이 줄지어 나오며 비수기인 겨울에도 분양을 앞당겼다”며 “특히 지방에서도 5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이 깐깐해지며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분양을 서두르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