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차별화 여전..스프레드 축소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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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연주 기자] 새해부터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만만찮다. 회사채 양극화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총 3000억원 규모의 KT(AAA) 회사채 발행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1조400억원의 수요가 확인됐다.
현대제철(AA0) 회사채 총 3000억원 발행에 대한 수요예측에서도 총 6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2000억원 규모의 LG유플러스(AA0) 회사채에는 9800억원의 주문이 확인됐고, 롯데하이마트(AA-)는 총 1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3200억원이 들어왔다.
A급에도 온기가 느껴지고 있다. 지난주 세아창원특수강(A+)의 회사채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9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그러나 이같은 오버부킹 행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의견들이 나온다. 기업들이 미국 추가 금리 인상과 주주총회 등의 이슈가 도래하기 전에 발행을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미진하단 평가다. 무엇보다 이를 소화할 기관들 사이에선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편식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업구조조정 관련 당부사항 전달을 위한 은행 부행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여기서 진 원장은 "2016년에도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총 9353억원의 회사채가 순상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에는 상환물량보다 발행물량이 848억원 더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월인 지난해 12월 한 달동안은 6212억원 순상환을 기록한 바 있다. 비우량기업의 발행 분위기는 여전히 경색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사채 스프레드(금리차)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스프레드 축소는 국고채 대비 회사채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3년 만기 AA등급의 경우 지난해 연말 최고 52.7bp(0.527%포인트)에서 3bp 가까이 축소된 이후 추가 축소가 더딘 상황이다.
AA-등급 스프레드는 지난 13일 46.1bp로 지난 2013년 7월 24일(48bp)이후 2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이하인 A0등급의 경우 작년 연말 크게 확대된 122bp 전후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분위기가 나을 것으로 보이지만 등급 차별화 분위기는 여전하다"며 "궁극적으로 기관들이 우량 물량을 매수하고 그 아래는 리테일에서 소화하는 구조가 해소돼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구조조정 이슈가 부담이라 기관들 사이에서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며 "1분기 지나 재차 걱정스런 분위기가 감지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연간 금리가 많이 오르지 못할 것이란 인식에 캐리 매력이 높아지는 국면이라 1분기 중에는 회사채 강세 분위기가 유지될 것 같다"며 "다만 등급 차별화 분위기는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수요예측은 잘되고 있으나 기업별 발행액 자체가 많지 않고 비우량 기업의 상환 사례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여지를 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