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다우존스 지수가 300포인트 가까이 뛰는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 이상 일제히 상승했다. 주가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며 지그재그를 그리는 양상이다.
국제 유가가 4% 가까이 오르며 배럴당 31달러 선을 회복한 데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루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장 마감 후 애플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일부 기업의 이익 향상도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2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82.01포인트(1.78%) 뛴 1만6167.2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6.55포인트(1.41%) 오른 1903.63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49.18포인트(1.09%) 상승한 4567.67에 거래를 마쳤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국제 유가는 3.7% 상승하며 배럴당 31.45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유가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0.97까지 뛴 만큼 이날 주가 상승은 유가 강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금리인상 예상 시기가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가장 유력한 추가 긴축 시점은 5월로 점쳐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일정한 추세를 형성하지 못한 채 일희일비하는 상황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주가 반등에 커다란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존 카루소 RJO 퓨처스 전략가는 “곳곳에서 잡음이 꼬리를 물고 있고, 주식시장은 방향성 없이 높은 변동성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파블리크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 전략가는 “여전히 투자자들은 상품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와 상품 가격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여전히 흐리다. 이날 JP모간이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종전 2200에서 2000으로 낮춰 잡았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금융시장과 글로벌 경기 동향을 감안, 연준 정책자들이 비둘기파에 치우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국제 유가가 아직 바닥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원유 재고가 감소하기 전까지 유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세계은행(WB)도 올해 유가 전망치를 37달러로 제시, 지난해 10월 내놓은 51달러에서 상당폭 하향 조정했다. 이어 46개 주요 상품 가운데 37개 품목이 올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1월 20개 대도시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에 비해 5.8% 상승해 16개월래 가장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올해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1로 집계돼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6.5를 웃돌았다.
반면 시장조사 업체 마킷이 내놓은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7로 시장 예상치인 54.0에 못 미쳤다.
종목별로는 쓰리엠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5% 급등했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은 강보합권에서 거래됐다.
듀폰은 4분기 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액이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강보합을 나타냈고, AIG는 모기지 보험 부문 스핀오프를 포함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1% 이내로 올랐다.
이 밖에 상품 가격 하락에 주가 하락 압박을 받은 프리포트 맥모란은 4분기 적자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난 데다 부채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6% 이상 급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