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해외 증시 약세와 유가 급락 속에 가파르게 떨어졌던 뉴욕증시가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절반 수준으로 좁혔다.
일부 투자자들이 바겐헌팅에 나서면서 폭락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파악된다. 골드만 삭스가 침체 가능성이 저조하며, 급락에 매수하는 전략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사자’를 부추겼다는 판단이다.
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77.92포인트(1.10%) 떨어진 1만6027.05에 마감하며 간신히 1만6000선을 지켜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S&P500 지수는26.61포인트(1.42%) 하락한 1853.44에 거래됐고, 나스닥 지수는 79.39포인트(1.82%) 급락한 4283.7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주가는 극심한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매물이 쏟아졌고,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한 때 400포인트 밀리는 등 폭락을 연출했다.
유가가 4% 가까이 밀리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고, 이른바 ‘FANG’으로 지칭되는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IT 종목이 큰 폭으로 밀렸다.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이 줄어든 데 대해 과매도 진단에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은 “과매도 상태라는 판단에 무리가 없다”며 “저가에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나서면서 지수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려 놓았다”고 설명했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최고경영자는 “증시 전반에 걸쳐 여전히 ‘팔자’가 우세하다”며 “투자자들은 일단 매도한 뒤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날 급락과 관련, 투자자들은 거시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주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케이트 원 에드워드 존스 전략가는 “시장의 예상보다 글로벌 경제의 둔화 속도가 빠르다”며 “이는 유가 하락과 주가 하락으로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주식시장이 유가를 경기 향방의 바로미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보다 4% 가까이 밀리며 배럴당 29.69달러에 거래, 다시 3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금값은 가파르게 오르며 온스당 1200달러 선에 바짝 근접했다. 여기에 미국과 독일의 국채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마크 루치니 제니 몽고메리 스콧 전략가는 “금값 상승이 거시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반영한다”며 “주식시장의 투매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성장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 가능성이 재차 제기된 가운데 시장은 10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상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증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증언에서 옐런 의장의 발언 향방에 따라 달러화를 포함한 금융 자산 가격이 한 차례 출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이 국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해외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을 동시에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4.6% 급락하는 등 금융주가 미국과 유럽 증시 전반에 걸쳐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4% 이상 하락했고 아마존이 3% 가까이 내리는 등 IT 섹터 주요 종목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반면 유가 하락에도 엑손 모빌이 1.4% 올랐고 셰브런 역시 4% 가까이 급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