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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채권 샀다가 ‘큰코’ 30%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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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 통화 급락에 눈덩이 손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현지 통화 표시의 이머징마켓 채권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통화 가치 급락으로 인해 2013년 이후 약 3분의 1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

특히 고수익률에 혈안이 돼 지난 2012년과 2013년 350억달러 이상 뭉칫돈을 집중 투자한 기관들이 일격을 맞았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와 통화완화 정책에 잰걸음을 하던 당시 일부 기관들은 10% 내외의 고수익률을 노리고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 채권 ‘사자’에 나섰지만 예상 밖의 통화 가치 급락에 커다란 손실을 떠안았다.

인도 루피화 <출처=블룸버그통신>

1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JP모간이 집계하는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 표시 채권 지수가 2013년 340에 근접한 뒤 가파르게 하락, 최근 240 아래로 밀렸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눈덩이 손실을 초래했다.

관련 채권은 지난 2009~2012년 사이 무려 80%를 웃도는 수익을 창출했으나 2013년을 기점으로 급반전을 이뤘다.

2013년 미국의 이른바 ‘테이퍼 발작’을 필두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과 상품 가격 폭락,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기피까지 사방에서 악재가 불거진 데 따른 결과다.

2014년부터 두드러졌던 투자자들의 ‘팔자’는 갈수록 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투자자들은 신흥국 현지 통화 채권에서 약 130억달러를 빼냈고, 올들어 최근까지 이탈한 자금이 3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채권시장에 뛰어들었던 투자자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 일본 기관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국 채권펀드 업체 핌코의 이머징 로컬 채권 펀드의 자산이 2009년 19억달러에서 2012년 144억달러로 팽창한 뒤 지난 2월 말 기준 47억달러로 급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지난 수년간 신흥국 채권시장의 성쇠를 놓고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베팅과 흡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다수의 펀드 매니저들이 신흥국 통화 가치의 급락 리스크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1~2년 사이 신흥국 주요 통화가 20% 내외로 떨어졌고, 브라질 헤알화를 포함한 일부는 반토막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투자자를 필두로 신흥국 채권을 사실상 통화 상승에 베팅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하지만 경기 둔화와 미국의 긴축 움직임에 따른 파장에 중국 충격까지 리스크 요인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관련 채권을 여전히 보유한 펀드 매니저들은 밸류에이션 매력과 관련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을 강조하고 있다.

리카르도 아드로그 밥손 캐피탈 매니지먼트 신흥국 채권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머징마켓 채권 가격이 반전을 이루기 시작하면 다시 대규모 자금이 밀려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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