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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화려한 유혹' 정진영 "할배파탈, 재밌고 고마웠어요"

기사입력 : 2016년03월18일 08:01

최종수정 : 2016년03월28일 17:08

[뉴스핌=글 양진영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배우 정진영(52)이 MBC '화려한 유혹'에서 커다란 비중과 존재감을 과시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할배파탈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수많은 여심까지 훔친 그는 한 인물의 중년부터 노년까지, 또 로맨스에서 치매를 오가는 짙은 감정 연기를 제대로 살려내며 극을 이끌었다.

최근 서울 종로 한 카페에서 만난 정진영은 시원섭섭한 종영 소감을 밝히며 강석현 역에 푹 빠져들었던 지난 몇달간을 떠올렸다. 이미 극중에서 죽음을 맞은 그는 대본 대신 TV를 보고 있다며 웃었다. 

"제가 죽은 이후론 대본을 안봤어요. 시청자 입장에서 궁금하고 재밌게 보고 있죠. 한편으로 기분이 묘해요. 제가 쓰던 서재와 거실, 침실에서 일이 계속 벌어지니까요. 거기 저만 없죠. 제 주변 인물들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실제로 영혼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겠다 생각했어요. 하늘로 완전히 가기 전에 본다면 그런 마음이 들겠죠."

정진영은 극중 양면성을 드러내는 가장 극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였던 강석현에 대해 "쓰인 대로 연기했다. 대략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걸 시놉이나 감독님 설명을 들어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강석현 같은 권력자의 삶에 공감하는지를 묻자 그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이해해야 연기가 가능하다"고 했다.

"배우는 캐릭터를 이해해야 연기할 수 있죠. 개인의 가치관 문제와는 다른 거예요. 강석현은 명암과 선악이 같이 존재하는 인물인데, 이 드라마의 시작이 강석현의 비자금 문서였어요. 모든 비극이 석현 때문에 잉태됐고 우리집에서 사건들이 벌어졌죠. 개인적인 호불호 이전에 인물의 두 가지 면, 양면성 혹은 선악이 공존하는 그 모습, 거칠게 살았던 삶을 거쳐 죽음을 앞둔 노인이 새로이 나타난 여인을 통해 반성하는 태도가 다 이해가 됐어요. 그렇게 살다가 먼저 죽을 것이란 것도 알고 있었죠."

그럼에도 정진영이 깜짝 놀란 부분은 예상보다 짙어진 최강희와 멜로였다. 그는 열심히 연기했고, 예상보다 멜로의 농도가 짙어 스스로 조금 놀라면서 재밌게 열심히 찍었다고 돌아봤다. 할배파탈(할아버지와 치명적인 매력을 뜻하는 프랑스어를 조합한 신조어)이라는 별명을 들었을 때 예상 외의 반응에 놀라고 재밌었던 기억도 들려줬다.

"최강희씨랑 호흡이 꽤 잘 맞았죠. 청미(윤해영)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은수(최강희)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석현은 처음엔 은수에 대한 의심으로 접촉하지만 인간적인 정, 호감, 때로는 연민을 느끼면서 은수를 사랑했어요. 최강희 씨는 눈이 맑은 배우예요. 서로 눈을 마주하면서 감정을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멜로 자체에 어려움은 전혀 없었어요. '할배파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재밌더군요. 팬들의 성원이 감사하기도 했고요. 석현이 사실 감정이 짙은 인물이잖아요. 특히 은수에 대한 감정이 예상보다 훨씬 더 짙게 표현됐고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됐죠. 대본을 받고 진하게 감정을 느꼈고 그러다보니 감정의 수위가 높아졌어요."

특히 정진영은 극중에서 결혼을 한다는 전개를 알았기에 걱정과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극중 강석현과 은수의 나이차는 무려 36세. 결혼 설정 자체가 처음에는 가장 큰 과제였으나, 이제는 어느정도 시청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덤덤히 얘기했다.

"석현은 은수를 '저 불쌍한 여자를 내가 아니면 못도와준다. 내가 너를 보호해주겠다. 나무가 돼 주겠다. 나랑 결혼하세' 얘기를 하는데 개인적으로 가능하다고 믿었기에 연기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시청자들 중에 많은 분들이 그 결혼을 인정해주신 것 같아서 한 고비 넘겼다 했죠. 초기 목표는 우리 결혼을 인정받는 거였거든요.(웃음) 납득이 안가면 뒷 얘기가 못가는 거니까요. 그래서 더 절절히 멜로 연기를 집중할 수 있었죠. 반드시 설득시켜야 해서."

시작할 땐 이렇게 큰 사랑을 기대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정진영이 강석현이란 역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양면이 존재하는 인물이라는 설명에 끌렸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이 드라마를 '아주 묘하고 독한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독특한 작가의 스토리텔링 방식과 감독의 실험적인 연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홈드라마와 너무 거리가 멀고, 그래서 심리 드라마라고도 했죠. 거대한 서사를 갖고 50부를 가거나 시대가 확확 바뀐 것도 아닌데, 어떤 반전이 일어나면 사람의 반응이 어떻게 흘러가는가, 그걸 관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식탁 신이 많이 나오고 연극적인 장치도 많이 나왔죠. 대표적 장면이 집안에서 치른 결혼식, 식탁에서 은수를 모두가 노려보는 장면이에요. 그런 게 정말 재밌었어요. 쉽지 않은 선택이죠. 감독님이 작가님과 합을 맞추고 얘기를 갖고 가면서 통속적인 이야기를 다르게 찍었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다 선언했어요. 이런 게 SBS에서 '육룡이 나르샤'라는 거대한 상대가 있었음에도 선전하게 해준 밑거름이 됐다고 봐요."

이런 정진영에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양면적 내면 연기도, 짙은 로맨스도 아닌 강석현의 치매 설정이었다. 그는 "아주 어렵고 곤란했다"고 당시의 고민을 토로했다. 또 강석현에게 계속해서 패배감을 지녀왔던 권수명(김창완)의 "너를 이겨보고 싶었다"는 대사에 대해서는 그리 공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게 그의 연기론이다.

"치매 연기가 아주 힘들었죠. 사랑이나 멜로연기는 감정을 느끼면 되는 건데, 치매는 제가 경험한 바도 없고요. 그 부분이 아주 곤란했죠. 치매 증세 중에서 석현이 실제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는데 인물 특유의 포스를 살리면서 그 부분을 연기하는 게 정말 난코스였어요. 하지만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욕망에 별로 공감하지는 않아요. 기본적으로 연기란 건 조화라서 누굴 이기겠다 한 적도 없죠. 바둑이나 스포츠라면 한쪽이 이기지 않으면 지는 상태니까 그런 맘을 먹었을 지도 모르죠. 연기는 뭐 하나를 놓고 따먹는게 아니라 결국은 사람들 사이의 조화예요."

올해 정진영은 '화려한 유혹'으로 뜻하지 않게 화제의 인물이 됐다. 거기에 현재 FNC 소속으로 대형 기획사에도 몸담게 됐다. 그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과 하려다 접은 '격정 멜로' 영화를 언급하며 "납득이 갈 만한 얘기와 캐릭터로 찾아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제 또 다른 정점을 찍기보다 그 다음을 생각할 나이. 그는 자연스레 나이 들어가는 만큼 새로 만나게 될 그 나이대의 인물을 기대하고 있었다.

"다른 작품에서 다른 모습으로 뵐 텐데, 재주나 재능이 많지 않으니 열심히 해야죠. 예전에 이준익 감독과 안그래도 '격정 멜로'를 하자고 했는데 열심히 몸 만들었더니 시나리오가 안나와요.(웃음) 뒤늦게 받아 보니 아직 얘기가 익지가 않아서 하지 말자고 했죠. 어느 정도 드라마든 영화든 대중이 납득할 만한 캐릭터와 이야기로 찾아가고 싶어요. 배우들이 멜로를 선호하긴 하지만 계속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나이를 먹으면서 다행히 예전에 모르던 어떤 부분을 알게 될 거고 표현하게 돼요. 나이 먹은 배우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 거고, 제가 그 지점으로 갈 수 있는 시간이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기회가 올 때마다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 김학선 기자(yooksa@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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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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