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證 이탈 인재 기대했던 경쟁사들 '당황'
대우증권 임직원, 포지션 중복 우려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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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민선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공격적인 인재영입 움직임이 여의도 증권가에 찬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대우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인수 작업을 채 마치기도 전에 미래에셋이 외부 인재들 영입에 박차를 가하자 양사 합병 과정에서 이탈하는 인력을 잡으려했던 경쟁사들이 당황스러움을 내비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계기로 인재풀을 더욱 촘촘하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여파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일단 지켜보면서 집안단속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훈 하나금융투자 IB본부장은 4월부터 투자금융본부 소속 직원 2명과 함께 미래에셋증권 투자금융본부로 자리를 옮긴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7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를 비롯해 각종 해외 건물 인수 등도 주도하며 하나금융투자 IB본부를 리그 테이블 최상단에 올리는 데 공을 세웠던 인물. 이에 미래에셋이 최 본부장 영입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약점이던 인수금융 부문 경쟁력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 출신 신동준 이사도 미래에셋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리서치 전문역으로 이동했다. 신 이사 역시 당시 2명의 직원과 함께 자리를 옮겨 S&T 부문의 운용전략을 위한 시장 분석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리스크관리본부는 장근혁 전 우리은행 부장을 중심으로 인력을 새롭게 꾸렸고, 자산운용본부장에는 스타 채권 매니저 출신인 박성진 전 메리츠종금증권 자산운용본부장이 지난 2월 미래에셋증권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증권의 최근 인재 영입이 피인수회사와 통합 완료 후 상황에 따라 인력을 충원해왔던 전례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평가를 내린다. 초대형 증권사로 몸집을 키운 미래에셋증권이 좋은 조건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들을 지속 영입할 경우 업계 전반에 미치는 여파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주요 증권사에선 경계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과정에서 이탈하는 인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좋은 인재 영입 가능성을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한발 앞서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솔직히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처우와 연봉 조건 역시 이전 직장에 비해 더 좋게 부르는 것으로 안다. 더욱이 미래에셋증권이 인수 주체라는 점은 스카웃 대상자들로선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상황일 것"이라며 "아직까지 사내 이탈 움직임은 특별히 없지만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래에셋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합병 경험이 있는 증권사의 또 다른 임원도 "기업간 인수 합병시 조직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액션"이라며 "트레이딩룸 신설에 따른 이동은 예상했지만 스카웃 범위를 추가로 확대해 간다면 핵심 인재들의 크고 작은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두 회사를 통합하면 210조 위탁자산 규모가 된다. 임직원 7000명 이상도 가능하다"며 인재 영입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만큼 박 회장이 그리는 '새로운 그림'에 따라 증권가의 인재 확보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피인수주체인 대우증권은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회장이 대우증권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거듭 강조했지만 대우증권 임직원들에 대한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인력 영입 확대를 지속할 경우 대우증권 내 불안감 증폭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우증권 한 임원은 "현 상황에 대해 특별히 할 만한 얘기가 없다"면서 "어떤 방향으로 합병 과정이 진행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