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 시작했지만 수익률 역주행...자금이탈
전문가들 "기존 투자자 '보유'..신규 가입은 천천히"
[편집자] 이 기사는 03월 30일 오후 2시5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에라 기자] 지난 2년간 전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는 미국의 금리인상이었다.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대응한 투자전략을 짜기 바빴다. 이때 등장한 게 미국 뱅크론펀드였다.
뱅크론은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투자적격등급(BBB-) 미만인 기업에 대출해주고 가산금리(3개월 만기 리보금리(Libor,런던은행간 금리))를 더해 이자를 받는 대출채권이다. 은행 등이 보유한 대출채권에 자산운용사가 투자하는 것이 뱅크론펀드다.
일반 채권은 만기까지 고정수익을 받는 데 반해 뱅크론은 리보금리가 더해지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오르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에 시중은행과 일부 대형 증권사는 뱅크론펀드를 대대적으로 마케팅했다.
그 결과 뱅크론펀드는 지난 2년간 수천억원대 자금을 모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한해만 6개 뱅크론 펀드에 1646억원이 유입됐고, 이전인 2014년에도 2540억원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올해 뱅크론펀드의 민낯이 드러났다. 미국이 지난해말 첫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렇다할 수익이 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모든 뱅크론펀드에서 환매가 일어나고 있다. 올들어 지난 29일까지 360억원이 빠졌다.
지난해 뱅크론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43%였고, 최근 6개월간 -1.37%를 기록했다. 올 들어 수익률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연 5~7% 기대하고 가입한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부족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펀드의 수익률이 기대치보다 낮은 이유는 뱅크론에 숨어있다. 대부분의 뱅크론은 1% 수준의 리보 플로우(floor, 금리 하단)가 설정돼 있다. 이 때문에 리보금리가 이 수준까지 오르기 전까지는 곧바로 펀드 수익률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3개월 리보금리는 0.62%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뱅크론펀드를 장기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비해 분산 투자 차원에서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뱅크론펀드는 과거에도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구간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이 기준금리를 4.75%에서 6.50%로 인상하자 뱅크론펀드의 연간 성과는 4.17%, 4.92%였다. 2004년~2006년 인상 시기에는 각각 5.17%, 5.06%, 6.74%였다.
박종석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이사는 "지난해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편입했던 에너지섹터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지만 현재 비중을 3% 수준까지 줄였다"며 "올해는 불확실성도 사라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리가 금방 오르지 않더라도, 하이일드채권보다 안정적으로 변동성이 적다는 점에 주목하고 2~3년을 가입 기간으로 고려하라"고 덧붙였다.
오온수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팀장은 "뱅크론펀드가 금리인상으로 수익률이 뛰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기존 보유자의 경우 환매하기 보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