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또다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세계 경제가 낮은 성장률을 지속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에 빠질 위험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출처=IMF> |
IMF는 12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WEO)을 발표하고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지난 1월보다 0.2%포인트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3.6%에서 3.5%로 내려갔다. 이로써 IMF는 지난 1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했다.
신흥국 성장세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세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고 선진국 역시 아직 금융위기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에 있다는 판단은 이날 성장률 전망 하향의 배경이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은 너무 오랫동안 지체됐다"며 "그러나 위험을 분명히 인식하고 함께 그것에 대처함으로써 각국 정책 입안자들은 자신감을 높이고 성장을 지지하며 회복이 탈선할 위험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월 전망치(2.6%)보다 낮은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망치도 2.5%로 0.1%포인트 내려갔다. IMF는 미국의 내수가 대차대조표의 강화와 재정의 부정적 영향 감소, 주택시장 개선으로 지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요소들이 달러 강세와 제조업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 전망엔 먹구름이 꼈다. IMF는 러시아와 브라질의 침체가 정치 문제와 얽히면서 예상보다 깊다고 진단했으며 베네수엘라와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나이지리아 등 석유 수출국들도 성장 둔화 국면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IMF는 서비스 부문이 제조업 부진을 상쇄한다며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5%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여 잡았다. 다만 생산을 늘리고 경제를 점검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계획이 장기 성장 우려를 지울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해 적극적인 부양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유럽과 일본도 저성장에서 탈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IMF는 유로존과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5%와 0.5%로 0.2%포인트, 0.5%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내년 전망치도 1.6%와 마이너스(-)0.1%로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내렸다. 이에 대해 IMF는 "계속되는 저성장은 낙인효과가 있어서 그것 스스로 잠재산출량과 소비, 투자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IMF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가 현실적인 위험이며 이것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옵스펠드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는 이미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브렉시트는 이미 자리 잡은 교역관계를 해쳐 지역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지난해 2.2% 성장한 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2.2%로 유지했다.
이 밖에도 IMF는 테러 위협과 기후변화, 불평등 문제가 민족주의와 보호주의를 자극하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