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성장치 낮아…내년에는 3% 회복
[뉴스핌=김지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0개월째 동결했다.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고, 현재로서는 금리인하로 예상되는 경기부양 효과보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 대비, 재정 및 금리 여력을 아껴둘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기준금리 인하카드를 아껴뒀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재정정책의 최상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금리정책은 타이밍…재정·통화정책 및 구조개혁 함께 가야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금리수준은 충분히 완화적"이라면서도 "현재 기준금리가 연 1.5%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 여지가 분명히 있기는 하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다만 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한은의 스탠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경기적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이 큰 만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구조개혁이 함께 가는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양적완화에는 선 그어…"산은, 자금조달 애로 없다"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지난 총선에서 불거져 나온 산업은행의 자금 조달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의 양적 완화에 대해서는 재차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산업은행의 직접적 자금 지원에 나설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금융시장은 산은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애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은이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구조조정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한은이 구조조정 지원을 하더라도 중앙은행의 기본 원칙 내에서 하겠다"고 못 박았다.
◆경제성장률 0.2%P 낮춰…내년은 3% 회복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기존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상반기는 2.9%, 하반기는 2.6%로 전망해 하반기로 갈 수록 경제성장이 둔화된다고 내다봤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락은 수출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의 개선흐름이 약화되는 데 기인했다.
이 총재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은 것은 1분기의 실적이 1월 예상보다 미치지 못했다"며 "유가의 하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세계경제의 성장률, 교역신장률이 낮아진 것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기존 1.4%에서 1.2%로 낮춰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96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의 경우 취업자수가 33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6%, 고용률은 60.4%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3.0%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무게 전망
한편 시장에서는 일단 금리 인하카드를 아꼈지만 곧 인하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해서 지금은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게 맞다는 이 총재의 발언과 연장선상에서 금리 동결이 결정된 것 같다"며 "한은 금통위는 금리인하 최적시기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올해 2분기 내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 (구조조정 정책의 진전이)눈에 보이게 되면 다음 달도 충분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고, 늦어도 6월에는 금리 인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