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국내 채권시장이 27일 밤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만 지켜보고 있다. FOMC가 예상대로 매파적 스탠스를 보인다면 국내 채권 금리는 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FOMC 경계감으로 금리를 바짝 올려왔기에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서울 채권시장은 지난 한달 동안 좁은 범위에서만 움직여왔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상하 변동폭이 6.7bp에 불과했고, 10년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7.9bp 안에서만 등락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10개월째 동결을 잇고 있고, 시장을 흔들만한 빅 이벤트도 없었던 영향이다.
그나마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기대를 걸었던 시장참가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는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했으나 기준금리와 예치금리, 한계대출금리는 동결됐다. 자산매입 규모를 200억 유로 늘린 수준이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기존 정책을 구체화한 정도"라면서 "다만 총재 발언에서 추가 완화책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도 3년 국채 금리는 1.1bp 오르고 10년물 금리는 0.3bp 내리는 혼조세로 응답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현장 <출처=신화/뉴시스> |
시장참가자들은 FOMC로 눈을 돌리고 있다. FOMC가 완화적인 입장을 취해준다면 채권시장은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4월 FOMC는 매파 스탠스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 경기도 개선됨에 따라 4월 FOMC는 3월보다는 매파적일 것"이라면서 "미국경제만 보면 추가 금리인상 여건이 마련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FOMC가 시장의 예상대로 발표한다면 미 국채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10년물의 경우 한미 금리차 역전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6월 기준금리 인상설'의 영향으로 미국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 국고채는 금리인하 기대감에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국채 시장에선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데 FOMC가 매파적 스탠스를 보인다면 미 국채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 한-미 금리차는 대폭 축소되거나 역전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은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인하 기대감이 크게 약화되면서 시장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이 경계감에 시장금리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FOMC 이후 다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대외불확실성에 대한 코멘트가 유지되거나 6월 의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면 시장이 경계감으로 상승시켜왔던 금리는 다시 빠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