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주 연속 하락한 뉴욕 증시가 거시경제 변수의 압박을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성장률에 이어 4월 고용 지표 부진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누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대가 한풀 더 꺾였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여기에 1분기 기업 실적 결과 역시 주가 상승의 계기를 제공하지 못한 만큼, 기초 거시경제 체력 측면에서 적극적인 주식 매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을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미국 국채 선물 시장은 6월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8%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4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16만개에 그친 데 따른 반응이다.
브라이언 에드먼즈 캔터 피츠제럴드 채권 헤드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누구도 현재와 같은 거시경제 환경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을 필두로 한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씨티그룹은 2016년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 지표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투자자들은 한 주 동안 중국에서 쏟아지는 데이터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 발표된 4월 중국 수출입 결과는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왔다. 이번 주에 물가, 소매 판매, 여신 증가 추이, 산업생산까지 굵직한 지표 발표가 집중돼 있다.
제조업 지표 악화로 냉각된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만한 호재가 등장하지 않을 경우 위험자산의 자금 유출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채용 공고를 살피는 구직자들 <출처=블룸버그통신> |
금리인상 기대 저하와 이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탄력을 받았던 에너지 업종 역시 추가 상승보다는 일보 후퇴할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매도가 나오면서 주가를 밀어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품시장의 상승도 열기가 식을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었다. 톰 알반스 베단타 리소시스 최고경영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원자재 가격의 단기 급등이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국과 미국 경제 지표가 성장 둔화 신호를 연이어 보내고 있어 관련 원자재 가격이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증시 전반의 동향과 관련, 벤 페이스 HPM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중순 이후 주가 상승 폭을 감안할 때 일정 부분 증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4월 고용 지표가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되고 있고, 때문에 주가 밸류에이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월 20만건 이상 신규 고용 창출이 종료 시점을 맞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미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지표 부진에 6월은 물론이고 연내 두 차례의 금리인상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만큼, 달러화 ‘팔자’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은 4월 고용지표 발표 후 즉각 금리인상 전망을 수정, 올해 긴축이 한 차례로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