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승인으로 아스트라제네카보다 앞서 허가...시장선점 가능성 ↑
[뉴스핌=박예슬 기자] 한미약품(대표 이관순)이 최근 내성표적 폐암 혁신신약인 ‘올리타정(HM61713, 성분명 올무티닙)’의 허가를 받으며 3세대 표적항암제 신약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번 신약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국산의 글로벌 신약 탄생'이라는 새 역사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와의 3세대 폐암신약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리타정 200mg, 400mg 두 품목에 대한 식약처 발매 승인을 받았다. 국산 신약으로는 27번째다.
한미약품 사옥. <이형석 사진기자> |
올리타는 식약처 신속심사제도를 통해 임상2상까지만 마친 상태에서 시중에 선보인다. 식약처는 혁신신약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임상2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된 신약에 대해서는 판매를 허가 후 임상3상 자료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올리타의 특장점은 기존 폐암치료제로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3세대 폐암신약이라는 것이다. 탁월한 기술 덕분에 지난해 7월 독일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 등과 85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신약 잭팟’을 이뤄내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임상3상을 완료하는 데만 3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통상적인 시간에 비해 약 3년 이상의 발매 시점을 앞둔 셈이다.
가장 큰 이점은 동일한 적응증을 가진 글로벌 신약들과의 ‘정면충돌’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시장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
당초 올리타는 발매 전부터 같은 3세대 폐암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AZD9291, 성분명 오시머티닙)’과 대결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타그리소 역시 기존 약물에 내성변이가 생긴 환자들을 타깃으로 한다.
국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타그리소의 허가가 앞선 상태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먼저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해 둔 상태로 승인 대기 중이다. 식약처도 올리타에 이어 타그리소를 신속심사제도의 다음 타자로 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양 제품의 국내 대결이 본격적인 글로벌시장 맞대결에 앞선 예비전 성격을 띌 것으로 보고 있다. 폐암 치료제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매년 6%씩 성장해 오는 2020년 79억달러(한화 약 9조380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3세대 항암치료제는 기존 약품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처방되고 있지만 2세대 항암제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3세대 항암제들이 그 자리까지 일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올리타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산 첫 ‘글로벌 신약’의 탄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한미약품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베링거인겔하임이 진행 중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2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중 전세계 시장에서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