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속보

더보기

창업 꿈 키우는 엄마들…"아이 맡기고 스타트업 열공"

기사입력 : 2016년05월25일 13:42

최종수정 : 2016년05월25일 13:42

구글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경단녀'에서 '예비창업가'로

[뉴스핌=최유리 기자]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고충을 서비스에 녹였습니다. 첫 아이라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 베이비시터를 쓰고 싶었어요. 문제는 믿을 만한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거였죠. 그래서 이용 후기나 돌봄 일기 데이터로 검증된 베이비시터를 엄마들과 연결하는 플랫폼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24개월차 엄마 조우리씨는 준비 중인 창업 아이템을 이 같이 소개했다. 떨리는 목소리와 눈빛에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조씨는 보안 솔루션 회사에서 6년간 일하다 출산과 함께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개발자 경력을 살리되 육아에서 느꼈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꿈꾸게 됐다.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 서울에는 조씨같은 예비 창업가 30여명이 모였다. 지난 3월30일부터 9주간 구글 캠퍼스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이수한 이들이다. 엄마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선 아이디어 구상부터 제품 개발, 마케팅 등 창업 준비에 필요한 실전 교육을 진행했다.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 서울에선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 데모데이가 진행됐다. <사진=구글 캠퍼스 서울>

엄마들이 모인 만큼 발표 내용에는 육아 중 부딪혔던 고민들이 녹아있었다. 유아용 화장품 판매 사업을 시작하려는 이선영씨도 그 중 하나다. 엄마의 화장품을 쓰고 싶어하는 딸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안전하면서도 아이의 취향을 저격한 전용 화장품을 선보이자는 것. LG생활건강, 로레알코리아 등 화장품 회사에서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던 경력도 살릴 수 있는 길이었다.

이씨는 "유아용 화장품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들도 기존 제품군에 베이비 라인을 늘리고 있다"면서 "안전한 유기농 원료에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한 발표장에선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아이가 놀 수 있는 공간과 돌봄 서비스가 제공됐다. 육아로 짬을 내기 힘든 여성들을 배려한 것. 참가자들은 발표를 마치고 우는 아이를 달래거나 수유를 하며 틈틈이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조씨는 "지난 9주 동안에도 아이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불안감을 덜 수 있었다"면서 "동시에 창업 전문가들의 경험이 담긴 조언을 듣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 서울에선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 데모데이가 진행됐다. <사진=구글 캠퍼스 서울>

교육 이수 중 다른 참가자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었던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정보기술(IT) 컨설팅 업체에서 10년간 근무하다 지난 2월 퇴사한 이은영씨는 "주위에 창업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꽤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따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발표 후에는 선배 창업가와 스타트업 투자사의 조언이 이어졌다. 서비스 타겟층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실제 시장 상황은 어떤지,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날카로운 지적이 오갔다.

멘토로 참여한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는 "실제로 투자를 진행했던 스타트업과 비슷한 수준의 아이템들을 들고 나와 깜짝 놀랐다"며 "몸으로 부딪힌 경험을 녹인 만큼 이용자의 공감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런던, 마드리드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엄마를 위한 캠퍼스에는 지금까지 500여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선 지난 7월 1기를 출범하며 첫 걸음을 뗐다. 1기를 졸업한 22명 중 70%가 현재에도 창업을 진행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