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나우앤퓨처

속보

더보기

근로자가 '갑'인 노동계약법 때문에 중국기업들 한숨

기사입력 : 2016년05월25일 17:33

최종수정 : 2016년05월27일 11:03

근로자, 노동계약법 헛점 노린 보상금 편취 기승

[편집자] 이 기사는 05월 24일 오후 5시2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승환 기자]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해 마련된 중국의 노동계약법을 악용, 고용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일부 얌체 근로자들이 늘면서 중국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이 24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 부장(장관)은 최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4차례에 걸쳐 기업들에게 유독 불리한 자국 노동계약법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노동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러우 부장은 특히 지난 2월 중국 경제 50인 포럼에 참석해 “현재의 노동계약법이 기업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이뤄져 있다”며 “중국 산업계 전반의 생산력 향상을 저해하고,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부장이 이례적으로 특정 법안의 불합리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지난 2008년 이후 10년여만에 노동계약법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노동계약법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징벌적 보상이다. 해당 법안이 지나치게 근로자에 유리하게 적용되면서, 고용주로부터 고의적으로 보상금을 뜯어내는 얌체 근로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제정된 중국의 노동계약법 제82조에 따르면 고용주는 근로자를 고용한 날로부터 1개월 넘게 노동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노동자에게 매월 임금의 2배를 지불해야 한다.

이 같은 조항을 악용해 고의적으로 노동 계약서 체결을 지연시켜 보상금을 챙기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는 것. 사용자와 작성한 노동계약서를 숨기거나 훼손한 뒤 당국에 고소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해고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의 헛점을 이용해 사소한 잘못을 반복적으로 저지른 뒤, 사용자측의 해고를 유도하고 다시 노동 계약법 위반으로 기소해 보상금을 타내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내 특정 도시 한 곳에서 1년새 고의적인 노동계약법 분쟁으로 추정되는 집단 소송이 33건 발생했다. 이 소송에 참여한 근로자 숫자만 수 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계약법의 헛점을 이용해 전문적으로 보상금을 편취하고 다니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중국 둥관(東莞)의 지역매체 둥관일보에 따르면, 이 지역에 거주중인 장(張) 모씨는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28개 기업에 취업해 168 건의 노동계약법 소송을 걸어 보상금을 타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산업계 관계자를 인용 “근로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한 뒤 소송을 걸면 사용자측의 과실 여부에 상관없이 승소할 확률이 거의 100%”라며 “사용자 측은 기소권이 없고 항소도 불가능한 반면 근로자 측은 단돈 10위안(약 1800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 측 관계자도 “체계적인 노사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중국 기업문화 속에서 근로자가 작정하고 고소하면, 고용주 측은 위법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근로자의 잘못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찾을 수 없어 보상금을 물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약법 개정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노동계약법 관련 소송을 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고 설명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노동계약법의 헛점에 더 많이 노출돼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노동법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 둥바오화 화둥사범대학 법학원 교수는 “현행 노동계약법의 문제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든 사용자에 동일한 수준의 인사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합법적 권익이 아닌 노동자의 추상적 개념의 권익을 대변하는 법률로 인해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사분쟁 관련 분야의 또 다른 한 전문가도 “특히 계약 만료시 경제보상금 지급을 의무화한 법안이 중소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중국 전체 근로자들의 노동계약법 체결 비율이 50%에 못 미치고 있는 것도 의무 보상금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노동계약법이 악용되고 있는 것은 법률 자체의 문제가 아닌 기업들의 허술한 인사 관리 시스템에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창카이 중국 인민대학 노동관계연구소 소장은 “노동계약법은 법률 자체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며 “노동계약법에 적합한 노사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사용자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