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안보회의서 한미 협의여부 논란…북핵공조 등 집중 논의
[뉴스핌=이영태 기자] 싱가포르에서 3일 개막하는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논의할지 여부를 놓고 양국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국방부/뉴시스> |
국방부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사드 배치를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마련한 건의안을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이라며 "현재 한미 공동실무단에서 사드 배치 관련 협의가 진행 중에 있고, 협의가 끝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서는 한미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 간 이와 관련된 논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전날 싱가포르발 기사에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비록 실패로 끝났어도 개선된 미사일 방어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오는 4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만나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미국 고위 국방관계자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아직 극복해야할 기술적 문제들이 있지만, 공개 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샹그릴라대화, 오늘부터 사흘간 북핵 등 집중 논의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 국방장관들이 참석하는 아시아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는 이날부터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올해 회의에서는 특별세션으로 '북한의 위협 억제'가 예정돼 있을 정도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 공조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환영 리셉션과 만찬에 참석한 뒤 오는 4일 본회의에서 '불확실한 시기에서의 국방 정책 결정'이라는 주제 연설을 한다. 한 장관은 연설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의 충실한 이행 등을 포함, 북한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한 국제 공조 강화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 장관은 이번 회의 기간 중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스위스 등 주요 국가 국방장관과도 별도 회담을 갖는다. 특히 한·미·일 3국 회담이 별도로 열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정보 공유 등 3국 공조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중국과는 부총참모장과의 양자 회담이 예정돼 있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주관으로 2002년 이래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다자 안보회의다. 회의 장소가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이어서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