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넷마블, 실적 성장세 지속…구작·동남아 의존도는 변수
[뉴스핌=최유리 기자] 이르면 올해 연말 코스피행 티켓을 예약해 놓은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가 거침없는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끌어올리며 올 상반기 처음으로 해외 매출 비중 50% 고지를 넘어섰다. 다만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대 10조원으로 점쳐지는 등 시장의 높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신작 부진을 털고 동남아에 집중된 해외 매출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넷마블 실적 고공행진…해외 매출 비중 50% 돌파
넷마블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3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 늘어난 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매출은 51.8% 뛴 6787억원, 영업이익은 9.6% 증가한 1128억원을 기록했다. 지금같은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눈에 띄는 점은 해외 매출 성장세다. 넷마블은 지난 2분기 전체 매출의 58%인 2036억원을 해외에서 벌었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매출은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전 분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33억원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면서 매출 비중은 20% 미만에서 30%로 껑충 뛰었다. 넷마블의 장수 모바일 보드게임인 '모두의마블'을 지난해 7월 해외에 선보인 덕이다.
여기에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세븐나이츠'가 성장에 속도를 더했다. 올 초 일본에 출시된 세븐나이츠는 지난 6월 일본에서 최고 매출 3위(애플 앱스토어 기준)에 올랐다. 일본 외에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에서 매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넷마블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화 개발과 마케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글로벌 공략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구작 의존·동남아 편중 넘어야 성장 지속"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구작과 동남아 시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한계로 꼽힌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신작들의 성적을 끌어올리고 북미·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신작의 부진한 성과가 변수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매출 기여도가 높은 히트작들은 출시 2~3년을 넘긴 게임들이다. 구작들이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것과 달리 신작들의 성적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출시 1년 미만의 신작 중 국내 매출 순위(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10위권에 든 것은 지난 6월 출시된 '스톤에이지'가 유일하다. 지난해 11월에 나온 '이데아'와 올 3월에 선보인 '콘'은 각각 45위와 29위에 머물러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RPG 장르인데다, 인기 배우 이병헌과 유아인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잡기 위해선 동남아를 넘어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넷마블 해외 법인 현황 <이미지=넷마블 홈페이지> |
넷마블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올린 매출은 전체 해외 법인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나머지 36%는 북미와 터키 법인에서 거둬들였다.
글로벌 흥행작의 국가별 매출 순위를 봐도 격차가 드러난다. 모두의바블, 세븐나이츠가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10위권 내에 안착한 반면 북미와 유럽에서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세븐나이츠는 미국 100위, 스페인 89위, 호주 93위 등을 차지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액션 RPG '마블 퓨처파이트'도 미국 52위, 캐나다 55위, 영국 76위 등에 머무르고 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게임들은 아시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아기자기한 스타일이 많다"면서 "북미와 유럽을 공략하려면 다른 스타일의 게임이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후 예상 기업 가치가 주가순이익비율(PER) 40~50배에 이르는 등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