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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대동여지도' 강우석x차승원, 부담감에도 놓칠 수 없었던 이유

기사입력 : 2016년08월30일 18:12

최종수정 : 2016년08월30일 18:12

배우 차승원(왼쪽부터), 신동미, 유준상, 김인권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시사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뉴스핌=장주연 기자]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베일을 벗었다. 영상은 화려했고 메시지는 묵직했다.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강우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신동미가 참석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까지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했던 고산자 김정호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범신 작가의 원작을 토대로 강우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강우석 감독은 “선택하지 않으면 일생 후회할 거 같았다. 원작을 읽고 2주 정도 정말 고민했다. 박범신 작가한테 전화해서 3개월만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결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꼭 해내야겠다고 생각한 건 우리가 너무 각박하게 살고 팍팍한 삶을 살면서도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누군가에게 힘이 돼주는 일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이틀롤 김정호를 열연한 차승원 역시 출연 결정이 쉽진 않았다. 그는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는 건 배우로서 득보다 실이 많다. 배우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그분의 위대함을 쫓아갈 수 없다. 그런 부담감에서 출발했다. 지금도 사실 그런 부담감이 시작할 때와 비슷하다. 다만 영화를 찍으면서 나름대로 그분의 인간적인 면을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만든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기대 이상의 감동과 재미, 그리고 풍성한 볼거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대동여지도 목판. 특히 극말미에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된 대동여지도 원판 일부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강우석 감독은 “찍으면서 원판이 너무 보고 싶었다. 어떤 원판에서 저런 지도가 나왔을까 싶어서 문화재청에 연락했다. 거기도 꽤 오랜 회의 후 허락했고, 중앙박물관 직접 들어가서 촬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우석 감독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강우석 감독은 “미술 감독, 촬영 감독, 저 모두 원판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드라마 찍는 장면 찍을 때보다 더 울컥했다. 서로 아무 말도 못했다. 되게 엄숙하게 찍었다. 미술 감독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고 했다”며 “이 영화를 통해서라도 대동여지도 그 위대함, 김정호 선생의 철학과 생각을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다면 대단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지도만큼이나 신경을 쓴 부분은 또 있다. 바로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백두산까지 담 팔도 절경. 강우석 감독은 “지도만큼 영상도 비난이 나오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저도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아름다운지 몰랐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고 싶었다. 아쉬운 건 북한도 여러 군데를 담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방북 신청할 때마다 미사일을 쏘더라. 그래서 금강산을 못담은 게 후회된다. 그래도 백두산을 찍어서 굉장히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곳곳에 녹아든 유머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강우석 감독은 “사실 내가 아직도 ‘실미도’를 끝까지 못본다. 재미가 없다. 내가 왜 저 배우들을 데리고 유머 하나 못던졌을까 후회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엔 정치색, 철학, 이념을 다뤄도 유머가 있어야 하는 생각으로 연출했다. 그런 부분만 통한다면 오히려 후반부 김정호 선생의 고난이나 철학, 생각이 강렬하게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강우석 감독이 녹인 코미디를 맡은 건 차승원과 바우 역의 김인권. 특히 내비게이션 개그로 웃음을 준 김인권은 “대본을 받고 당황했다. 게다가 말로 풀어야 하는 거였다. 사극에서 이런 개그가 과연 통할까 싶었고 부담감도 있었다. 감독님을 뵐 때마다 못웃기면 죽을 거 같은 생각으로 현장에 갔다. 근데 감독님께서 대본대로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오늘 보니 그 안에 해학이 있더라”고 밝혔다.

배우 차승원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모두의 노력과 애정이 깃든만큼 신작을 향한 배우들의 애정은 대단했다. 먼저 차승원은 “제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제 배우 인생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 인생이 길게는 70~80년 정도인데 다들 인생의 포인트가 있지 않으냐. 이번 영화가 배우 차승원에게는 중요한 과정, 한 포인트로 작용할 영화가 아닐까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흥선대원군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윤준상 역시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많은 걸 느꼈다. 우리가 그런 걸 너무 잊고 있었구나, 우리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순식간에 움직이는 세상에서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한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부분이 힘든 게 많다고 느낄텐데 이 영화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 또 다른 생각을 만들게 하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내달 7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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