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구조조정, “고로사가 하공정사 흡수합병”…자체 구조조정 60% 진척
[태국(방콕) = 전민준 기자] "한국 철강시장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었다. 포스코는 남들이 만들기 어려운 월드프리미엄(World Premium)제품, 즉 초고강도 차강판에 집중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리드할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31일(현지시간) 태국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 준공식에 앞서 방콕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스코는 똑같은 설비로 똑같은 차강판을 만들더라도 다른 철강기업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며 이같이 자신했다.
권 회장이 차강판을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이자 철강 공급과잉에 대한 해법으로 보는 이유는, 바로 자동차산업의 풍부한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권 회장은 "세계 자동차 생산대수는 작년 9억대에서 2025년에는 이보다 25% 더 성장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완성차기업에서 요구하는 초고장도 차강판을 싸게 공급하는 게 핵심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포스코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태국 CGL공장은 포스코가 세계 최고 차강판 공급사로 거듭나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날 준공식을 시작으로 연간 200만대 수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동남아 자동차 생산능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태국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권 회장은 "세계 2위의 차강판 생산기업인 포스코가 태국시장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이번 준공을 계기로 해외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태국 이외 다른 국가에도 차강판 생산기지를 건설할 여지도 남겨 두었다. 권 회장은 "지금도 해외에서 포스코에 CGL공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다"며 "해당 국가의 수급상황을 면밀히 조사한 뒤 진출할 것이다"고 전했다.
국내 철강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그는 "유럽이나 일본은 과거 고로업체들이 하공정업체들을 흡수합병 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며 "이 같은 방향으로 한국도 구조조정을 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또, "한국 철강 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는 각자 나름대로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포스코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구조조정과 관련, "취임 초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리스트 업 한 결과 150여건 이었다"며 "현재 60% 이상을 정리해 현금 약 7조7억원을 확보했고, 임기 말에는 진행률이 80%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철강시장에서 급증하고 있는 무역마찰에 대해서는, "수입규제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고 미리 대책을 세워 놔야 한다"며 "통상전문가와 유대관계를 구축하는 등 사전 준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최근 열연강판에 60.93%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했는데, US스틸과 협력을 통해 내년 연례재심에서 관세율을 낮출 것이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