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LG전자, 전문매장 없어도 러시아서 인기..비결은?

기사입력 : 2016년09월08일 10:00

최종수정 : 2016년09월08일 12:00

현지 맞춤 제품·사회공헌 추진…내년 초프리미엄 브랜드 '도전'

[러시아(모스크바)=뉴스핌 황세준 기자] 대한민국의 79배 면적, 지구 육지의 6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땅덩어리를 자랑하는 러시아.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경유한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 곳곳에는 'LG OLED TV' 광고가 붙어 있었다. 

LG전자는 이곳에서 국민브랜드로 통한다. 지난 2006년 모스크바에서 86km 떨어진 루자 지역에 생산법인을 세운 이래 10년간 TV와 모니터 2000만대, 세탁기 800만, 냉장고 450만대를 생산했다. 두 집 중 한 집에 LG전자 제품이 있는 셈이다.

모스크바 가전매장의 LG전자 TV <사진=황세준 기자>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생산량의 연평균성장률은 세탁기, 냉장고, TV 모두 30%를 넘는다. 특히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은 생산량이 매년 거의 50%씩 늘며 러시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꿰차고 있다.

LG전자가 러시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약 30년 전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골드스타(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브랜드)로 가전제품을 수출해 오다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를 맺은 1990년에 모스크바 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LG전자는 2001년 청소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에어컨, 모니터, 오디오, 전자레인지 등 총 5개 제품이 ‘러시아 국민브랜드’에 선정됐다. ‘러시아 국민브랜드’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브랜드 어워드로 매년 전문가 평가와 15만여 명의 소비자 평가를 합산해 선정한다.

시장조사기관 GFK가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가전 제품 중에서 어떤 브랜드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은 결과 99.3%가 LG전자를 떠올렸다고 한다.

LG전자가 러시아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주요 루트는 가전종합매장이다. 러시아는 백화점에서 가전제품을 팔지 않는데다가 땅값이 비싸 자체 전문점을 내기도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모스크바 시내를 이동하는 중 LG전자 간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모스크바 가전매장의 LG전자 세탁기 <사진=황세준 기자>

송대현 LG전자 CIS지역대표 겸 러시아법인장은 "가전매장의 일부 구역을 매입해서 자체적으로 LG존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매장 하나 없는 LG전자가 러시아에서 국민 기업으로 통할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현지 맞춤형 전략과 사회공헌 활동이다.

루자 공장 생산제품 중 러시아 판매 비중은 TV·냉장고가 90%, 모니터가 100%, 세탁기가 80%다. 제품도 한국과 달리 소형 TV·냉장고·세탁기, 벽걸이형 에어컨 위주로 자체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또 루자 공장에는 1200명의 생산 인력과 400명의 영업인력 등 총 1600명의 현지인이 근무 중이다. 협력회사 직원까지 합하면 LG전자 소속 현지인이 4000명에 이른다. 라인 곳곳에서 회사별로 다른 색상의 조끼와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작업 중인 모습을 확인했다.

송 부사장은 "직원들의 평균 근속년수는 5.8년이고 평균 나이는 35세정도"라고 소개했다.

LG전자는 루자 공장 생산라인 근무자들 시력 보호를 위해 최근 생산라인의 모든 조명을 형광등에서 LED조명과 플라즈마조명(PLS)으로 바꿨다. 

러시아 내 전자제품 제조공장 가운데 악취와 오염된 공기를 제거하는 축열식연소산화설비(RTO)를 갖춘 것도 LG전자가 처음이다. LG전자는 이 설비를 활용해 공장에서 배출되는 공기 오염물질을 98%까지 줄였다.

아울러 LG전자는 러시아 사회의 일원으로써 ‘브 나로드(민중 속으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뇌암 등 뇌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어린이 뇌 질환 치료재단인 하벤스키 재단에 후원금 500만 루블(한화 약 9000만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 외에도 LG전자는 고객들이 LG전자 홈페이지에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 1장에 100루블씩을 적립해 추가로 전달했다. 이 행사는 어려울 때일수록 웃음을 잃지 말자는 취지로 기획됐으며, 약 5천 명의 러시아 고객들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

모스크바 가전매장의 LG전자 청소기 <사진=황세준 기자>

이밖에 LG전자는 2009년부터 러시아 기업 중 최초로 현지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헌혈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지금까지 이 캠페인에 참가한 인원은 8000명, 혈액의 양은 4t에 이른다.

LG전자는 헌혈 캠페인을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범국민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버스, 열차, 배, 비행기까지 동원해 전국을 누볐다. 헌혈열차만 4000km를 넘게 달렸다. 캠페인에는 여성 우주비행사 ‘옐레나 세로바(Elena Serova)’ 등 러시아 유명인사들의 동참도 이어졌다.

루자 공장에서는 전용 소방차 2대를 지역 소방활동에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우며 교통이 불편한 마을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출퇴근용 셔틀버스를 마을과 병원을 오가는 셔틀버스로 사용하고 있다.

이제 LG전자는 러시아에서 국민 기업을 넘어 초프리미엄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대형 전자매장 ‘엠비디오(M.video)에는 65인치 LG시그니처 올레드 TV가 정면에 설치돼 있다.

LG시그니처는 LG전자가 가전제품 중에서도 가장 등급이 높은 초프리미엄 브랜드다. 올해 TV에 이어 내년에는 냉장고와 세탁기로 품목을 확대한다.

동시에 '2018 월드컵' 맟춰 진행하는 공사에 시스템에어컨과 LED 사이니지를 B2B로 납품하고 겨울철 모피를 많이 입는다는 점을 감안해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도 판매할 예정이다. 

송 부사장은 "우리는 한국회사가 아니라 러시아 회사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으며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실천해 러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중앙지법, 尹 구속적부심 18일 오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특검(특별검사)'의 재구속 적법성 여부가 오는 18일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형사9-2부(재판장 류창성)오는 18일 오전 10시15분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진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적부심의 일반적 법리인 구속이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부당하다는 점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다음 날 새벽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구속적부심사 청구가 접수된 후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증거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hyun9@newspim.com 2025-07-16 14:41
사진
'강선우 임명' 딜레마 빠진 대통령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보좌진 갑질' 의혹과 해명 번복, 임금 체불 논란 등이 이어지며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인사 원칙과 여성 내각 구성이라는 정치적 목표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해진 분위기다.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15일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선 익명 폭로가 이어지고, 여성단체들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내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토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남은 청문회 과정을 모두 지켜본 후 종합 판단하겠다는 게 현재까지 대통령실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임명 강행'과 '철회' 사이에서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4 photo@newspim.com ◆ 여성 인재 중용 기조...정치적 부담 상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여성 인재 중용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대통령은 내각 여성 비율을 30% 목표로 한다고 공언했으며, 여성가족부를 존치한 배경에도 그 같은 상징성이 깔려 있다. 실제로 강 후보자 외에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여성 후보자들이 줄줄이 청문회에 오르면서, 한 명의 낙마가 전체 균형을 흔드는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적 부담도 고려 대상이다. 강 후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다. 만약 청문회를 거쳐 낙마할 경우, 이는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현역 의원 낙마' 사례가 된다. 이는 청문회 제도와 야당의 검증력을 키워주는 반면, 여당에겐 타격이 될 수 있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의 리스크도 작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사회와 보좌진들 사이에 형성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도덕성과 인사 기준 자체에 흠이 날 수 있다. 강 후보자는 앞서 '사적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으나, 이후 공개된 텔레그램 메시지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 '버티기 인사' 반복시 내각 전체 불신 확산 우려 또한 임명 강행은 향후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도 불똥을 튀게 할 수 있다.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버티기 인사'를 반복하면, 결국 전체 내각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우려다. 대통령실은 16일 이후 여론 흐름 등을 토대로 강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까지 모두 지켜본 뒤, 장관 인선을 '패키지'로 정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권 초반 인사를 둘러싼 시험대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강 후보자의 임명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여성 인재 정책과 인사 기준, 여당 내 권력구도와도 맞물린 상징적 분기점이 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 모임인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의정활동 전반을 보좌하는 파트너이자 국민과 국회를 잇는 다리"라며 "그런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강 후보자의 갑질 행위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자세조차 결여된 것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parksj@newspim.com 2025-07-16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