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2000년 이후 가장 고평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이 고평가됐다는 진단에 힘이 실리면서 이달 초 투자자들이 현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지난 2~8일(현지시각) 실시해 13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현금 비중은 5.5%로 지난달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42%는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고 답했다. 국채와 같은 현금등가물이 낮은 수익률을 내면서 이들 자산에 투자하는 대신 차라리 현금을 보유하겠다고 응답한 투자자도 20%나 됐다.
50%의 투자자는 주식과 채권이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식은 기술주 거품이 일었던 2000년 5월 이후 가장 크게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설문에 참여한 매니저의 83%는 향후 12개월간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82%의 응답자는 선진국 채권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했다.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6%의 응답자는 내년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니시 카브라 BAML 주식 전략가는 "거시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경제 성장 기대가 6월 이후 가장 강력한 상태에 머물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니저들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꼬리 위험(tail risk, 가능성은 작지만 발생하면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EU의 붕괴를 꼽았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