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글로벌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중국 조선업도 벼랑끝에 선 모습이다. 특히 최근 세계 7위 글로벌 해운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전세계 밸류체인에 대한 연쇄 영향이 확산되면서 중국 조선업계 리스크도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작년 중국 중공업 및 조선·군수업 상장사 실적 보고에 따르면 관련 기업 실적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중국 조선업 생산 설비 중 유휴상태인 기업도 약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형 조선업체의 경우 대규모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4대 민영기업인 룽성(熔盛), 타이핑양(太平洋), 양쯔장(揚子江), 신스다이(新時代)이 심각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민영 조선사인 룽성은 상반기 영업매출이 34억7000만위안(약 5852억5000만원) 적자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19억6000만위안(3305억73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또한 대대적인 감원으로 직원수도 5만여명에서 500여명으로 100분의 1이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불과 1년간 둥팡중궁(東方重工), 좡지촨예(莊吉船業), 정허자오촨(正和造船) 등 20여개 조선업체가 파산했거나 파산 신청을 했다.
18일 중국 유력 경제 매체인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은 “생산 과잉, 기술력 부족, 동질화 등으로 중국 조선업체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출혈 경쟁 심화로 민영 기업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왕이차이징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조선업체 신규 주문건수는 542건이다. 이 중 중국 양대 국유 기업인 중궈촨보궁예(中國船舶工業, 중국선박공업)과 중궈촨보중궁(中國船舶重工, 중국선박중공)의 수주 건수는 142건으로 전체 26%를 차지했으나 2016년 상반기 해당 비중은 39%로 증가했다. 이는 기타 주요 대형 국유기업인 중위안촨우(中遠船務), 중하이궁예(中海工業), 자오상중궁(招商局重工) 등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로 중국 내 소수 대형 국유 조선업체에 대한 과도한 쏠림 현상을 보여줬다.
중국 주요 조선사인 중촨중궁(中船重工)의 한 관계자는 왕이차이징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유기업은 은행 대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있어 민영·중소기업이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간의 경쟁 뿐만이 아니라 같은 국유기업 산하 업체간의 출혈 경쟁도 심각해지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자금난 문제도 중국 조선업체가 직면한 주요 리스크 중 하나다. 올해 5월에는 춘허(春和)그룹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데 이어 우한궈위우류찬예(武漢國裕物流產業, 무한국유물류산업)그룹도 디폴트를 선언했다.
중국 4대 민영 조선사 중 하나인 양쯔장조선그룹(揚子江造船集團) 왕젠성(王建生) CEO는 중국 유력 매체 징지관차바오(經濟觀察報)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금융업체들의 ‘조선업 대출 회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자금 확보가 어려워 정상적인 생산 및 경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국 주요 조선업체인 닝보신러자오촨(寧波新樂造船)의 류원스(劉文忠) CEO는 “조선업이 회복하는데에는 최소 4년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민영업체의 경우 자금 확보가 어려워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