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대통령 후보의 첫 토론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주식부터 외환까지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전략적인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 턴어라운드가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 밸류에이션 부담이 또 한 차례 고조될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66.62포인트(0.91%) 떨어진 1만8094.83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18.59포인트(0.86%) 하락한 2146.1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8.26포인트(0.91%) 내린 5257.49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토론에 집중됐다.
블룸버그의 집계 결과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43%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 41%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번 토론으로 인해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월가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까지 클린턴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적극 반영한 뉴욕증시는 트럼프 후보가 표심을 사로잡을 경우 혼란을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이다.
멕시코 페소화의 하락 베팅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 역시 미국 대선 향방에 따라 크게 휘둘리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알제리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비공식 회담 결과도 시장의 뜨거운 관심사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란의 산유량 동결을 전제로 감산을 단행할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극심한 원유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건설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헤지펀드부터 연기금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최근 한 주 사이 원유 하락 베팅을 대폭 확대, OPEC 회의에 대해 비관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워렌 파이낸셜 서비스의 랜디 워렌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는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반영하고 있다”며 “첫 토론에서 클린턴 후보가 우위를 점할 경우 나머지 토론에 대한 관심은 크게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의 대선 영향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모든 시선이 후보 토론에 몰렸다”고 말했다.
라이언 라슨 R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클린턴 후보의 승리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트럼프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포지션 변경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신규 주택 판매 건수가 전월에 비해 7.6% 감소한 60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감소 폭은 2015년 9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국제 유가는 3.3% 뛴 배럴당 45.93달러에 마감했고, 금값은 0.2% 완만하게 오르며 온스당 1344.10달러에 거래됐다.
종목별로는 금융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유동성 리스크에 유럽 은행주가 하락한 가운데 골드만 삭스가 2% 이상 내렸고, JP모간도 약보합을 나타냈다.
피인수 기대감에 지난 주말 폭등했던 트위터는 이날 역시 3% 이상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