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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일본 경제, 로봇이 살린다고?"

기사입력 : 2016년09월28일 17:08

최종수정 : 2016년09월28일 17:40

페섹 배런스 편집장 "규제, 문화부터 바꿔라"

[뉴스핌=이고은 기자] 일본 경제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에서 사라진 노동 인구의 자리를 메우고 생산성을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 주체로 "로봇, 무인센서, 인공지능"을 제시했다. 일본은 '신 로봇전략'을 필두로 세계 최고의 로봇강국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윌리엄 페섹 배런스 아시아 편집장은 27일자 칼럼을 통해 일본이 아직 고용시장 규제와 문화의 변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인구 감소는 역설적이게도 악재가 아닌 호재"라고 말했다. 아베의 발언은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가 인구의 3460만명으로 늘어나며 인구의 27.3%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발표된 직후 나왔다. 이 같은 고령인구 비율은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1억2700만명인 일본 인구는 2050년에는 1억명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아베는 그 근거로 일본의 노동가능 인구가 지난 3년간 300만명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성장했다는 점을 들었다. 아베는 "일본은 늙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에게 생산성을 높일 만한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생산성을 높일 도구로 꼽은 것이 "로봇, 무인센서, 인공지능"이다.

<사진=블룸버그>

◆ 일본 '신 로봇전략': 인구 문제도 해결하는 만능 기대

지난해 5월 일본 도쿄에서는 "로봇혁명 구상 위원회"가 열렸다. 민간기업들에게 대규모 공장을 비롯해 경제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로봇의 사용을 전파하도록 독려하는 자리였다. 200개 기업 및 대학들에 공급체인, 제조, 헬스케어와 건설 등 영역에서 지능형 기계의 역할을 심화시키도록 압박했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는 아베 내각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서 일본을 로봇공학의 세계 리더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의 구조개혁 전략이 담긴 개정 일본 경기부양 전략 문서에서 "로봇이 이끄는 신 산업혁명"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일본은 2015년 이를 수정해 "신 로봇 전략"으로 다시 명명했다.

일본의 신 로봇전략은 로봇공학 및 산업의 확장과 발전을 꾀할 뿐만 아니라, 로봇이 일본의 인구학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만병통치약'이 되는 것을 함께 기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로봇은 인간을 돕는 '보완' 목적과 인간을 대신하는 '치환' 목적을 함께 추구하며 개발되고 있다.

신 로봇전략은 거의 모든 분야의 점진적 자동화를 목표로 한다. 농업용 기기와 자동차, 재난구조 서비스는 물론이고 요식산업과 화장품산업, 제약산업에서도 로봇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전략은 또한 완전 자동화 공장, 일명 '스마트팩토리'를 확장하는 것도 함께 추구중이다. 모든 수준의 제조업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연속적으로 돌아가는 제조업 공장을 만들기 위함이다.

일본은 중기적으로 2020년까지 30%의 서비스영역에 로봇을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이 비율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 페섹 "로봇보다 사람 생산성 향상부터"

이미 일본의 로봇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일본기업 화낙(FANUC)과 코와사키 중공업, 야스카와 전기는 공장 로봇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로봇 팔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정밀 기어, 전문 센서와 서보 모터 분야에서 일본 연구소는 9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 같은 로봇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이 직면한 노동인구 감소 문제는 로봇을 더 많이 만드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까지 로봇의 발전이 의미있는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섹 편집장은 일본이 아직 로봇보다는 사람에게서 생산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직된 기업문화 해체와 교육 자유화, 능력주의 문화 전파와 연공서열 기반 승진제도 폐기, 여성 인력의 활용 등이 로봇 활용보다 우선이라고 제시했다. 스타트업 붐을 일으키기 위한 구조 개혁과 산업규제 철폐도 해결책으로 꼽았다.

그는 로봇 사회를 무작정 '유토피아'로 여기지 말란 충고도 덧붙였다. 노무라 리서치 인스티튜트와 옥스포드의 마이클 오스본이 2015년 공동 발표한 보고서는 일본 노동인구의 49%가 10년에서 20년 내에 지능형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예측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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