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구속영장 기각 따라 경영현안 챙기기 매진할 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그룹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오너의 구속이라는 롯데그룹 역사상 최악 위기를 벗어났기 때문.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빠른 정상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검찰의 최종 목표인 신 회장에 대한 기소가 이뤄진 만큼 그동안 수사로 발이 묶였던 주요 현안도 제자리를 찾게 되리라는 관측이다.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재판부는 신 회장에 대해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영장을 재청구하거나 불구속 기소를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불구속 기소가 유력하다.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법원의 판단을 뒤집을 다른 혐의점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때문에 롯데는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신 회장의 구속은 롯데그룹에게는 최악의 경우로 꼽혀왔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경영권을 노리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이 구속된다면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신 회장의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
통상 일본 기업은 오너가 구속될 경우 등기 이사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이는 한국 롯데그룹에 대한 일본 롯데의 영향력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하루 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 해서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적잖은 정체를 겪어왔다. 주요 사장단이 출국금지 되거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서지 못했던 것. 악재도 적지 않았다. 롯데그룹의 2인자로 꼽혀왔던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하루 앞두고 자살하면서 그룹의 사기가 바닥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는 점은 롯데그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롯데그룹에 산적한 현안들을 챙기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로 인해 호텔롯데 상장이 중단됐고, 이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개편, 순환출자 해소 등의 주요 사안이 모두 정지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약속했던 사안이다. 사업적으로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개장 및 롯데월드타워 연내 준공 역시 여전히 안개 속이다.
다만 신 회장이 구속을 면함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지만 그 외에 투명성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와 순환출조 개선 움직임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다음달 4일 접수 마감을 앞둔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과 롯데월드타워 준공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3시55분께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아직 롯데그룹의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책임을 지고 고치겠다. 좋은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