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비리 있다더니 영장에는 1750억원…이마저도 무리하게 합쳐져"
[뉴스핌=함지현 기자]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 재계에서는 다소 무리가 있는게 아니냐는 뒷말이 흘러나온다.
2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7일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초기 비자금 조성 등 횡령 수백억원과 배임을 포함해 3000억원 가량의 비리 혐의가 드러났다고 했지만 이번에 청구된 영장에는 그 절반 수준인 1750억원에 그쳤고 비자금 부분은 밝히지도 못했다"며 "1750억원도 다소 무리하게 합친 금액"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500억원대 특경법상 횡령 혐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횡령의 수혜자는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유미 씨 등이지, 신 회장이 직접 이득을 취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가졌던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 일에 대해 신동빈 회장이 토를 달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같은 맥락으로 신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신 전 부회장과 신유미 씨에게 급여를 줬다는 검찰의 주장도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시네마 일감 몰아주기 770억원에 대해서도 신 회장이 지난 2013년 가족들 회사가 운영하던 롯데시네마 매점사업을 모두 직영으로 전환시켰는데, 이번에 다시 문제를 삼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롯데피에스넷의 480억원 증자와 관련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미리 손실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피에스넷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ATM을 공급하는 회사로, 롯데 계열사 3사(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정보통신)가 약 3분의 1씩 공동 출자해서 만들었다.
ATM은 출금 기능만 있는 CD기와 달리 입금과 출금뿐만 아니라 공과금 납부, 보험가입, 티켓예매 등 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국내 세븐일레븐은 향후 은행·증권사들의 지점 역할을 편의점이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CD기 보다 약 3배 비싼 ATM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2009년 말 기준 2200여 점포에서 2015년 8300여 점포로 약 4배 성장한 만큼 ATM의 수요가 많아져 투자액이 많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회장의 구속 여부는 28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