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즈보(온라인 생방송)' 운영과 수익 구조 독립적
감독 당국 시장 관리에 건전한 발전 기대
[뉴스핌=강소영 기자] 지난해 실리콘 밸리를 열광하게 했던 유명 생방송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미어캣(MeerKat)이 출시 18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중국 과학기술 전문 매체들은 온라인 생방송의 '시조'로 불렸던 미어캣의 '퇴장'을 앞다퉈 보도하며 글로벌 온라인 생방송 시장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IT 전문가들도 경쟁 과열과 시장 포화 현상으로 인한 미어캣의 서비스 중단이 중국 사회 경제 전반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왕훙(網紅 인터넷 방송 스타) 신드롬'에 미칠 영향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 '미어캣 신드롬' 2년도 안돼 '신기루'로 사라져
라이프온에어 창업자 벤 루빈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어캣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
1일 미어캣을 출시한 라이프온에어의 창업자 벤 루빈(Ben Rubin)은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앱스토어에서 미어캣 앱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미어캣 서비스 중단을 발표한 것.
2015년 1월 27일 출시된 미어캣은 트위터 피드를 통해 방송을 생중계할 수 있는 앱으로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투자자금도 몰려들면서 지난해 최고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회사의 '몸값'도 순식간에 4000만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나 페이스북, 트위터가 자체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서면서 미어캣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어캣이 출시된 지 약 한 달만인 2015년 3월 트위터가 1억달러에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인수하면서 미어캣이 더이상 트위터 타임라인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 몰락의 단초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 등 서방 시장 소비자들이 온라인 생방송 서비스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 것도 미어캣의 몰락을 촉진했다. 1인 온라인 생방송 콘텐츠의 단조로움과 창의력 부족으로 사용자가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위기는 미어캣에 한 업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트위터라는 엄청난 '백'을 가진 페리스코프도 실적이 이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앱 시장 통계 분석 업체 앱 애니(App Annie)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SNS 응용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페리스코프는 고작 20위권에 머물고 있다.
미어캣을 포기한 라이프온에어의 벤 루빈은 자사의 또 다른 상품인 '하우스파티(Houseparty)' 서비스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우스파티'는 여러명이 동시에 접속해 동영상으로 대화하는 비 개방형 SNS 앱이다.
◆ 중국의 온라인 생방송 시장 구조 독립적, '왕훙 경제' 성장 지속
글로벌 시장에서 '1인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온라인 생방송 시장의 고속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1인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인터넷 생방송 스타(BJ)인 '왕훙'은 연예인 못지 않는 부와 명예를 누리면서 '왕훙 신드롬'이 생겨났고, 이른바 '왕훙 경제'가 중국 사회와 경제 산업 전반에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과 왕훙이 새로운 광고와 상품 판매 루트로 급부상했고, 시장의 투자금도 왕훙과 인터넷 생방송 관련 업계로 쏠리고 있다. YY, 잉커(映客), 화자오(花椒) 등 1인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이 성업중이다.
중국 컨설팅 전문업체 이관(易觀)이 최근 발표한 '중국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생방송 산업 백서 2016'에 따르면, YY LIVE와 잉커의 활성사용자수가 각각 1554만명과 994만명에 달한다. 또다른 관련 업체 더우위(斗魚)는 최근 15억위안의 C시리즈 투자금(3단계 스타트업 투자)을 유치했다. 화자오도 3억위안의 A시리즈 투자금을 확보했다.
글로벌 시장과 달리 중국 온라인 생방송 스트리밍 산업이 폭발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관련 산업 구조가 국제 시장과는 다른 독립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어캣 등 서양의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가 SNS 플랫폼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의 '즈보(直播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운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서양의 생방송 스트리밍 업체와 달리 중국의 '즈보'는 가입자의 유료 서비스 이용 매출이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료 서비스 연간 매출액이 1000만위안(약 16억 5000만원)이상인 왕훙(인기 온라인 생방송 BJ)도 상당수에 이른다.
지난 9월 21일 잉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잉커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생방송 매출은 3048만3600위안, 순이익은 167만2800위안에 달했다. 절대적인 수치로만 보면 매출과 순이익이 큰 규모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대다수 IT 업계가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으며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낮다고 볼수는 없다.
다만 중국 감독당국이 국내 온라인 생방송 서비스 시장 단속에 나선 것은 단기적인 시장 악재가 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인터넷 방송 허가증'을 보유해야만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규정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 600여개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 가운데 관련 허가증을 보유한 업체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규제를 통해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관련 업체의 난립을 막고, 영향력있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이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