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계 은행에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이미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금리에 따른 이윤 압박과 강화된 규제에 은행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비용 감축에 힘쓰고 있다.
네덜란드계 은행 ING는 향후 5년간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최소 58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각) 밝혔다. 랄프 하머스 ING 최고경영자(CEO)는 "유감스럽게도 오늘 발표는 상당수의 동료가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성명에서 ING는 2021년까지 연 9억 유로를 감축하기 위한 이번 계획이 약 7000명의 직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ING는 8억 달러를 디지털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독일 코메르츠방크도 9600명의 감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방코 포퓰라 에스파뇰도 3000명의 직원을 줄인다고 발표했고 네덜란드의 ABN암로 그룹도 지난달 1375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사진=블룸버그> |
유럽 은행들이 줄줄이 감원을 단행하면서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의 수도 크게 줄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7년 말 이후 15만 명의 직원이 유럽의 은행을 떠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부채 위기 이후 은행들은 수익 증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경기가 부진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해 이윤을 내기 힘들어졌고 변동성이 커진 시장과 당국의 높은 자본금 요구도 은행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이는 결국 은행의 비용 감축 노력으로 이어졌다.
최근 미 법무부로부터 14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비용 감축 목적으로 발표한 1000명의 감원 계획을 이번 주 근로자 대표들과 합의할 방침이다.
벨뷰자산운용의 바림 베르토니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은행들은 높은 규제비용과 저금리 환경에 따른 이윤 경쟁 상황에 부닥쳐있다"면서 "그래서 비용을 줄이려고 하고 있고 인력은 그것의 가장 큰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주의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2800억 달러 떨어졌다. 이에 따라 스톡스 유럽 600지수에서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년 전 약 23%에서 최근 사상 최저치에 근접한 11%까지 떨어졌다.
JP모간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은행들은 우선 막대한 벌금과 규제, 금리를 낮은 수준에 머물게 한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FXTM의 후세인 사이드 전력가는 로이터에 "유럽 은행 시스템은 부실대출과 마이너스 금리로 낮아진 이윤, 핀테크 산업의 융성에 따른 경쟁으로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