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단지 청약자 몰려 vs 지방은 미달 단지로 미분양 속출
[뉴스핌=최주은 기자] 신규 아파트 청약 성적이 지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을 비롯해 부산과 세종시에서는 수백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충청도와 전라도, 강원 일부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지방에서 지난달과 이달 분양한 단지 가운데 미분양 아파트는 12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단지는 모두 1순위 청약 접수에서 미달됐다. 특히 청약 접수를 한 건도 못받은 단지도 있으며 절반 까까운 단지는 10가구 미만의 청약접수를 받았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7곳에서 청약 접수를 받았다.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해 대조를 보였다.
충청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자가 전혀 없는 경우가 나오는가 하면 경기·인천 일대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충북 진천과 충남 금산에서 각각 분양한 '양우내안애해오르미'와 '렉시움' 청약에는 1순위에서 단 1명만이 접수를 했다. 이들 단지에선 각각 270가구와 48가구를 일반 공급했다.
같은 달 충북 보은에서 분양한 '신한헤센' 역시 492가구 모집에 5명, 충남 태안 '동문센텀파크'는 60가구 모집에 11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지난해 지방 청약 열기를 이끌던 경상도 지역과 공급과잉 논란이 나오는 수도권 일부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달 말 분양한 경북 포항 오천 '서희스타힐스'가 170가구를 모집했지만 단 7명만이 1순위 신청하는 데 그쳤고 경남 거제 '오션뷰'도 70가구 모집에 26가구만이 청약 접수했다.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수도권에서도 비인기지역은 현저히 낮은 청약률을 보였다. 이달 인천 남동구에서 한신공영이 분양한 '간석 한신더휴'와 화성 송산그린시티에서 분양한 '송산 요진와이시티'를 비롯해 지난달 경기 용인에서 분양한 '하우스디동백카바나', '역북 신원아침도시' 등도 줄줄이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반면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서울과 부산 등에서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에선 청약자만 3만6000명이 몰리며 뜨거운 청약경쟁 열기를 보였다. 이밖에 가장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 '마포 한강 아이파크' 등도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또 부산 동래구 명륜동 명륜4구역을 재개발하는 '명륜자이'는 평균 523.5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공급 346가구 모집에 18만1152명이 몰렸다. 지난달 전국 청약건수 27만4000여건 가운데 3분의 2에 달하는 수치다.
신영과 대우건설이 세종시 다정동 2-1생활권에 공급한 '세종 지웰 푸르지오'도 100가구 모집에 7420가구가 몰려 평균경쟁률 74.2대1을 기록했다.
이같은 청약시장 양극화는 장기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올해 말까지 7만1615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미분양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조민이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과장은 “최근 서울을 비롯해 입지가 우수한 부산지역 위주로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는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한 자릿 수에 머무르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 규제나 금리 인상 등 외부적인 요인이 없는 한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시중 자금이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인기은 조기완판에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등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더불어 신규주택 감소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보니 안전한 투자를 위해 인기지역으로 청약 쏠림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