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위보다 1계단 하락…업계 현실과 괴리 커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됐다. 하지만, 체감도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평가로 규제개혁 미비 등 기업하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업계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세계은행 발표 2016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7)에서 우리나라가 190개국 중 종합점수 84.07로 5위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에 비해 종합점수는 상승했으나, 순위는 1계단 하락했다. 2015년 기업환경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종합점수 83.88로 189개국 중 4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해당 순위에서 2009년 19위, 2010년 16위, 2011년과 2012년 8위, 2013년 7위, 2014년 5위로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냈었다.
올해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비록 한 계단 떨어지긴 했지만, 뉴질랜드(1위), 싱가폴(2위), 덴마크(3위), 홍콩(4위)와 함께 3년 연속 톱5를 유지했다. G20국가 중에서는 1위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뉴질랜드와 덴마크에 이은 3위다.
그 외 주요국 순위는 영국 7위, 미국 8위, 독일 17위, 일본 34위, 중국 78위 등이다.
기업환경평가 및 IMD·WEF 국가경쟁력 지수 순위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는 기업이 창업부터 퇴출까지 10가지 생애주기 단계를 거칠 때, 단계별로 소요되는 행정절차의 수, 시간, 비용 등을 표준화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법령 분석과 지역 전문가의 리서치를 통해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총 10개 분야 중 4개 분야가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상승했고, 2개 분야는 동일, 4개 분야는 하락했다.
순위가 오른 분야는 법적분쟁해결(2→1위), 창업(23→11위), 세금 납부(29→23위), 재산권 등록(40→39위)이며, 소액투자자 보호(8→13위)와 건축 인허가(28→31위), 통관행정(31→32위) 그리고 자금 조달(42→44위)은 순위가 내려갔다.
전기공급과 퇴출 부문은 각각 1위, 4위로 지난해와 순위가 동일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 개혁 및 제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기업활동에 따른 비용과 제도적 측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기업환경에 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기업하기 더 좋은 환경과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노동, 금융, 공공, 교육부문의 4대 개혁 등 경제와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 노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업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 조사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통계조사와 법령분석을 통해 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체감도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이 각각 올 5월과 9월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9위, 26위에 그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보지 못해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평가와 관계 없이)최근 들어서 기업들이 하는 얘기는 노동 경직성이나 규제 면 등에서 (기업하기가)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