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앞둔 VR 게임에 관심 집중
인프라 접근성 ·콘텐츠 다양화는 숙제
[부산=뉴스핌 최유리 기자] "여고괴담처럼 귀신이 다가오는데 깜짝 놀랐어요."
'지스타2016' VR(가상현실) 특별관에 마련된 VR 호러 어드벤처 게임 '화이트데이:스완송'을 체험한 한 관람객의 말이다. VR 헤드셋을 머리에 쓴 관람객들은 게임 중 갑자기 등장한 귀신에 놀라 몸을 뒤로 젖히고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에서 공포체험을 하는 듯한 VR 게임에 관람객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18일 개막 이틀째를 맞은 '지스타2016'의 주인공은 단연 VR이었다. VR 체험 부스마다 길게 늘어선 줄이 이를 증명했다. VR 게임을 직접 경험한 관람객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색적인 체험을 즐겼지만 대중화를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VR게임을 시연 중인 지스타 현장=최유리 기자> |
올해 지스타에서는 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크게 늘어났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40부스 규모의 VR 특별관을 마련해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다양한 VR 게임 타이틀을 선보였다. 고성능 VR 헤드셋 'PS VR' 전용 타이틀 11개를 포함해 총 41개 작품을 소개했다.
올해 첫 지스타 BTC에 참가하는 룽투코리아는 액션장르의 VR게임 '파이널포스'와 AR게임 '마이크로볼츠AR' 등을 선보였다. 엠게임도 AR게임 '캐치몬'을 필두로 VR게임 3종과 AR게임 2종을 공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VR이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올해는 상용화를 앞둔 콘텐츠들이 다수 나와 또 따른 느낌이었다"라며 "이번 지스타가 VR 게임의 시장성을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람객들의 관심은 뜨거왔다. 오전부터 VR 특별관 앞에는 수십명의 줄이 이어졌다. 전날 300여명으로 제한된 체험 신청이 1시간 만에 마감된 것에 이어 열기가 지속됐다. 엔비디아 VR 체험 부스도 30분 만에 120명 규모의 체험 예약이 끝났다. 부스마다 VR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허공에 주먹질을 하거나 총을 쏘는 모습은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다만 VR 게임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VR 기기에 대한 가격 장벽이나 콘텐츠 부족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에서 게임 사업을 이끌고 있는 남궁훈 부사장은 "과거 PC 온라인 게임 사업이 성장한 배경에는 PC방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다"며 "VR게임이 대중적으로 다가가려면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되고 이에 따라 콘텐츠가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VR 게임을 체험해 본 관람객들도 콘텐츠의 다양화와 어지러움증 해결을 숙제로 꼽았다. 서울에서 왔다는 30대 관람객은 "PS VR 기기를 살 생각이었는데 직접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며 "게임도 생각보다 단순하고 시야 초점이 잘 안맞는 등 아직은 대중화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연 방식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한 관람객은 "시간이 5~10분으로 제한돼 있는데 기기를 착용하고 조작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에 대부분을 할애했다"며 "정작 스토리 기반의 VR 게임을 체험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