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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이통판매점 “방통위·KAIT, 골목상권에 갑질 중단하라”

기사입력 : 2016년12월05일 13:34

최종수정 : 2016년12월05일 13:34

KMDA, 신분증 스캐너 강제 도입 방통위 규탄
규제 역할 대행 KAIT 비판, 법적 대응 불사 선언

[뉴스핌=정광연 기자] 20만 이동통신판매점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KMDA)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적극 규탄하고 나섰다. 당초 목표인 개인정보보호와 신분위조 방지, 대포폰 개통 금지에 명확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이하 KAIT)를 앞세워 신분증 스캐너 도입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의 규제 역할을 상당 부분 대행하고 있는 KAIT가 특정 제조사의 신분증 스캐너를 독점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그간 쌓인 방통위와 KAIT, KMDA의 갈등이 종합적으로 폭발한 사안이기에 상당한 파장과 논란이 예상된다.

◆신분증 스캐너 미도입시 개통 불가, 사실상 영업 제재

KMDA는 5일 간담회를 열고 KAIT의 월권행위를 조장하고 방치하는 방통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KMDA가 강력 규탄 목소리를 낸 기폭제는 신분증 스캐너 강제도입이다. 방통위는 지난 1일부터 KAIT가 일괄 제공하는 특정 제조사(보임테크놀러지)의 신분증 스캐너를 유통점이 일괄적으로 도입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방통위는 스캐너 도입의 이유로 개인정보보호와 신분위조 방지, 대포폰 개통 방지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일선 매장에서는 이런 주장이 탁상곤론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일반 스캐너로도 신분인증은 가능하며 대포폰의 경우,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통되기 때문에 판매점 전체에 대한 특정 스캐너 일괄 도입으로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배효주 KMDA 부회장(왼쪽)과 김신구 상임부회장. <사진=정광연 기자>

배효주 KMDA 부회장은 “7월과 8월 두 차례 방통위 및 KAIT와의 협희를 통해 판매점들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지만 이후 방통위는 별도의 협의 없이 유통점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스캐너 도입을 강행했다”며 “스캐너 도입의 목적인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KMDA도 100% 찬성한다. 다만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방통위는 KMDA가 마치 영업을 위해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외면하고 있다는 식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로 KMDA는 개인정보보호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신분증 스캐너 도입을 소속 매장에 적극 권장, 전체 1만7800여개 중 1만6000여개에 도입을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방통위가 12월 1일 강제시행을 강행하고 미도입시 개통 차단 등 사실상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함에 따라 강력 대응을 예고 했다.

배 부회장은 “매장당 스캐너 1대는 10만원의 보증금을 KAIT에 내야하며 영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추가 스캐너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추가 금액을 내야 한다. 무엇보다 KAIT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특정 제조사의 제품을 무조건 도입(구입)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MDA는 스캐너 강제도입을 막기 위해 집행정치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며 감사원 감사 청구와 공정위 제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KAIT 월권에 판매점 피해 급증, 권력 왜곡 바로잡아야

KMDA가 지적하는 또 다른 문제는 방통위와 KAIT의 비정상적인 권력 유착 관계다. 현재 장동현 SK텔레콤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KAIT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15조에 의거, 지난 1987년 설립됐다. ‘회원의 협력과 유대강화를 통해 방통통신의 발전 및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방통위를 대신해 이통 시장 규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KAIT는 방송통신이용자보호를 목적으로 시장 모니티렁과 피해사례 수집 등 판매점을 대상으로 규제적 행위를 대행하고 있다. 이 정보는 방통위 제재의 근거가 된다. 협회가 정부를 대신해 규제 일선에 서고 있는 셈이다.

정문수 KMDA 부회장은 “신분증 스캐너 도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KAIT 직원이 판매점을 방문, 일방적으로 실태를 점검하고 동의없이 사진을 찍는 등 마치 정부 기관같은 행위를 일삼고 있다. 진흥을 위해 설립된 협회가 규제의 칼을 동시에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번 신분증 스캐너 도입에서도 방통위와 카이트, 이통3사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다. 도입 주체인 판매점의 강한 불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KAIT가 독점 공급하는 특정 제품의 일관 도입 및 설치를 강제적으로 시행했기 때문이다. KMDA는 유례없는 독점·강제 도입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배 부회장은 “방통위 담당 국장에게 어떤 법적 근거로 강제도입을 강행하는지 항의했는데 법적 근거는 없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자율규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도입하지 않으면 영업 자체가 불가능한데 도대체 뭐가 자율규제라는 건지 황당하다”고 밝혔다.

KMDA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방통위가 여전히 개인정보보호 강화와 신분위조 방지 등을 위해 반드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신분증 스캐너 강제도입에 따른 논란과 갈등을 당분간 확산 일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김신구 상임부회장은 “상대적 약자인 판매점들은 생존 위협이 있음에도 정부 정책에 최대한 협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신분증 스캐너 강제도입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떤 불이익을 온다해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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