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앞으로 활동 안하고 기부금도 출연도 중지" 선언
최태원 SK회장도 "정경유착 고리 끊겠다"..탈퇴는 유보?
[뉴스핌=황세준 기자] 6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주요기업 총수들이 전경련과의 선긋기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압력이든 강요든 (따르지 않고) 철저히 좋은 회사의 모습을 만들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며 "재단 출연은 전경련에서 각 기업별로 (할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그는 또 전경련 해체에 동의하느냐는 박범계 의원의 질문에 "그건 제가 말씀드릴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앞으로 전경련 활동 안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경련에 내는 기부금을 중지할 것을 약속하라는 하태경 의원의 요구에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전경련는 박정희 정권 당시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을 중심으로 만든 단체다. 이 부회장의 전경련 활동 중단 공식 선언은 앞으로 전경련 해체 여론에 불을 더욱 지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전경련 탈퇴나 회비 납부 중단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재계는 대표기업인 삼성의 결정이 여타 대기업들의 전경련 탈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결국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 회장단은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19개 그룹 총수들로성돼 있다. 이중에서 구본무 회장은 1999년 이후 전경련에 발길을 끊은 상태다.
삼성측은 이 부회장이 언급한 기부금 중단이 전경련 회원사로서 회비를 말하는 것인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같은 모금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해석을 유보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청문회에서 전경련과 선긋기에 나섰다. 그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게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인지 묻는 이완영 의원 질의에 "대가성을 갖고 출연한 게 아니다"라며 "기업별로 할당을 받아서 할당 액수만큼 낸 것으로 사후에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약속하겠느냐는 안민석 의원의 질의에는 "제가 할 수 잇는 일은 다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전경련 해체를 묻는 질의에 "해체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혼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여기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불미스런 일에 관계됐다는 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