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배달 영업에 뺏긴 손님 다시 매장안으로
[뉴스핌=홍성현 기자] 맥도날드와 KFC가 중국에서 IT와 AI에 기반한 첨단 주문 방식의 ‘미래형 컨셉샵’ 을 집중 개설하고 나섰다. 맥도날드는 터치스크린을 통한 ‘나만의 햄버거’ 주문서비스를, KFC는 주문받는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했다. 온라인 배달 서비스 활황으로 분산되는 손님의 발길을 다시 매장으로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선전 동문거리 맥도날드 광화점(光華店) |
지난 9일, 맥도날드는 중국 대륙 1호점인 선전 동문거리 광화점(光華店)에 첫 번째 ‘미래2.0’ 컨셉샵’을 열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올해 1월 베이징 왕푸징에 선보인 미래1.0컨셉샵에 디테일적 요소를 가미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맥도날드 광화점은 디지털화와 '옴니채널(omni-channel)’방식을 기반으로 주문구역과 픽업(pick up)구역을 구분 지었다. 손님들은 주문 후 픽업구역에서 대기하며 화면을 통해 메뉴 준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컨셉샵 방문 손님들은 또 터치 스크린을 통해 ‘나만의’ 햄버거와 디저트 주문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얼음 뺀 음료’ ‘소스를 뺀 햄버거’를 요구하거나 햄버거에 들어가는 패티의 고기 종류를 자유자재로 선택하는 것이다.
맥도날드 중국 총책임자 장자쥔(張家茵)은 “2.0매장은 기존의 매장 개념을 완전히 뒤집어엎는 것”이라며, 오는 2017년 상반기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샤먼 등 중국 10여 개 도시 1000개 매장(전체의 40%)을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KFC에서 주문받는 인공지능 로봇 '두미' <사진=바이두> |
KFC의 경우 올해 4월 상하이에 중국 첫 컨셉샵인 ‘오리지널 플러스(Original+)’를 개점, 바이두(百度)의 인공지능 로봇 두미(度秘)를 활용한 주문서비스를 도입해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KFC는 또 모바일 앱(APP) 업그레이드를 통해 ‘예약수령’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전에 모바일로 주문 및 결제를 한 다음 예약한 시간에 매장에 가서 수령하는 방식이다.
다방면의 홍보에 나선 KFC는 1년 내 회원 5000만명 유치에 성공, 손님의 다양한 개성을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FC의 형제 브랜드 피자헛도 상하이 중심가에 컨셉샵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로봇의 자리안내 서비스와 DIY피자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맥도날드와 KFC는 모두 위챗∙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매장주문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는 한편, 모바일 주문 및 포장∙배달 서비스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배달앱이 각광받는 지금, 제3자 온라인 배달 플랫폼과의 제휴는 이들 업체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원래 테이크아웃 및 배달서비스는 패스트푸드업체의 강점이었다. 그러나 제3자 배달플랫폼 출현 후 기존의 강점이 약화되자 배달플랫폼과의 제휴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2015년 맥도날드 배송서비스는 30개 도시 660개 매장에서 제공됐지만, 올해 제3자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170개 도시 1100개 매장까지 커버리지를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패스트푸드업체들이 디지털 업그레이드에 나선 것은 손님의 발길을 다시 매장 안으로 돌리기 위함이다. ‘디지털 체험’을 특화시켜 ‘매장 안에서의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맥도날드는 앞으로 매년 200~250개 매장을 신설할 계획이며, KFC도 모회사인 얌브랜드의 중국 사업부 분할상장 후 매장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편 최근 맥도날드 본사는 중국 맥도날드를 매각하기로 결정, 미국 사모펀드인 칼라일이 중국 중신(CITIC)그룹과 컨소시움을 구성해 중국∙홍콩지역 맥도날드를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자쥔 중국 총책임자는 대주주 변화에 따른 맥도날드 전략변화 향방에 관해, “인수 결정 과정에서 디지털 체험을 포함한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의견이 일치됐다”며 외부의 우려를 일축했다.
*용어풀이
컨셉샵(concept shop): 판매전개상 확실하고 독자적인 생각을 갖고 그에 대한 특징을 명확히 나타내는 점포
옴니채널(omni-channel)방식: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함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