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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제가 망가지면 대선에서 이긴다"…필패의 '정치공학'

기사입력 : 2016년12월13일 15:35

최종수정 : 2016년12월13일 15:52

[여의도 전설(戰說)] 한물 간 전략 '정권심판론'
촛불민심으로 '선구안' 높아져…낡은 정치공학 버려야

[뉴스핌=이승제 선임기자] '여의도 전설(戰說)'은 정치권에서 격렬하게 오가는 말과 논쟁 속에 숨겨진 또다른 욕망, 본심일 수도 있는 속내를 뽑아내려는 시도입니다. 한국 정치권의 지나친 엄숙주의를 벗어나 자유롭게 유희하려 합니다. 틀을 깨는 탈주를 꿈꿉니다.

"경제가 외환위기 때처럼 완전히 망가지면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돌고 있는 말이라 합니다. 완벽하게 정치공학적인 견해입니다. '경제 위기→책임론 대두→현 정권 심판'을 유도해 탄핵 후 치러질 대선에서 승리하자는 겁니다.

이는 민주당 입장에서 솔깃한 전략입니다. 김대중 정권은 19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를 발판으로 선거를 통한 첫 여야 정권교체를 일궈냈습니다. 이후 야당은 선거 때마다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습니다. 그들에겐 달콤하고, 상대에겐 아팠으니까요. 국민들이 정권 심판론에 시큰둥해졌는데도 야당은 오래토록 이 전략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화려했던 과거의 위대한 유산이었던 겁니다.

정치공학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습니다. '정치의 구조를 공학적으로 다루는 방법론. 본래 옛 소련에서 사용되던 단어.' 그러니까 정치공학은 권력을 유지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교한 정치적 수단인 겁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제7차 범국민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사진취재단>

그럼에도 한국에서 정치공학은 언론을 넘어 일반인도 즐겨 쓰는 단어가 됐습니다. 물론 좋지 않은 뉘앙스를 담고 있긴 하지만, 협잡이나 야합이란 단어에 비해 뭔가 있어 보입니다. 원칙 없이, 오로지 선거에 이기기 위해 결합하면서 "정치공학적인 대국적 판단"이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죠.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인들은 '표'를 숭배해야 합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모두 선거에서 표를 많이 받아야 당선됩니다. 그러니 정치공학을 달리 표현하면, "표를 더 많이 받으려는 각종 정치적 수단이나 전략'입니다. 또는 '적을 약하게 하고, 나를 강하게 하는 정교한 설계'쯤 되겠죠.

그런데 최근 민주당 안에서 돌고 있는 정치공학적 말들은 듣기에 황당할 뿐입니다. "경제위기를 방치해 정권교체하자"는 것인데, "경제 위기에 따른 국민의 고통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최근 관저에 유폐된 사람과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정치인들이 정치공학 운운하며 이렇듯 대담할 수 있는 건 우리의 왜곡된 정치지형 때문입니다. 그런 말을 내뱉어도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거라 믿고 있는 것이죠.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까지 그래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달라질 겁니다. 1987년 민주항쟁에서 그랬듯, 아니 그 이상으로 촛불민심을 통해 국민의 정치의식이 한결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고꾸라진 것이 이를 웅변합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이렇게 쉽게, 그것도 와르르 무너지다니.

전대미문의 시민혁명으로 기록될 촛불민심의 동력을 놓고 두고두고 연구성과가 나올 겁니다. 그 중 "우리가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해 최순실에게 권력을 갖다 바쳤다"는 자괴감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제 괜찮아질 것 같습니다. 우리의 '선구안'이 이전과 사뭇 달라질 테니 말입니다.

이제 정치공학으로 포장한 꼼수와 사리사욕을 부리는 자들에게 표를 갖다 바치지 않을 테니까요. 혹시 실수하더라도 그런 자를 끌어내릴 권리를 갖게 될 테니까요.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말처럼 "경제가 심하게 나빠지면 국민들이 우리 당(민주당)에게 경제를 맡기기 불안해 할 것"이고 표를 주지 않을 테니까요. 선구안이 좋아질수록 출루할 확률이 높아지고, 선구안 좋은 선수들이 많을수록 이길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요.

 

 

[뉴스핌 Newspim] 이승제 선임기자(openeye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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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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