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반기문 귀국]'아이젠하워 모델'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기사입력 : 2017년01월12일 15:43

최종수정 : 2017년01월12일 16:59

[여의도 전설(戰說)] '반기문 모델'로 도전해야
두가지 '검증대' 통과 후 국가운영 비전·정책으로 승부해야

[뉴스핌=이승제 정경부장]'여의도 전설(戰說)'은 정치권에서 격렬하게 오가는 말과 논쟁 속에 숨겨진 또다른 욕망, 본심일 수도 있는 속내를 뽑아내려는 시도입니다. 한국 정치권의 지나친 엄숙주의를 벗어나 자유롭게 유희하려 합니다. 틀을 깨는 탈주를 꿈꿉니다.

# 전쟁영웅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느긋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격한 러브콜을 보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됐다. 막판까지 저울질하다 공화당을 선택했다. 1952년 11월의 미국 대선. 그는 중립지대에 머물며 각 당의 후보와 자신을 차별화시키는 데 성공했고, 국민들은 여유로운 미소의 전쟁영웅에게 표를 던졌다. 그가 대선에 승리하면서 민주당 시대는 20년만에 막을 내렸다.

# 2012년 중순. 안철수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이르기까지, 그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콘이었다. 실패는 없었고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와의 경쟁 속에서 '토크 콘서트'로 다져진 지지 기반은 급격히 무너졌다. '새정치'의 선명성이 도드라질수록 빈약한 콘텐츠에 비수가 내리꽂혔다. '한국판' 아이젠하워가 될 듯했지만 정서적인 차원의 지지는 기존 정당의 단단한 갑옷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 2017년 1월 12일 오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돌아온다. '왕의 귀환'이다. 유엔 사무총장이란 후광만으로 유력 대선 후보에 일찌감치 올랐다. 반기문식 '아이젠하워 모델'에 대한 전망과 기대감이 그를 둘러싸고 있다. 상황은 우호적이다. 새누리당에서 바른정당이 분당했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대권 도전의 1라운드인 내부 경선에 돌입했다. 기존 보수와 진보의 틀이 흐릿해졌고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향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순실 게이트와 그에 따른 촛불 민심은 정치권을 휩쓰는 허리케인이 됐다. 진영이 흐릿해졌고 자금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진지전'이 예전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 : AP/뉴시스]

여당인 새누리당과 분당 여당인 바른정당이 반 전 총장 영입을 위해 애쓰고 있다. '영주' 없이 조기대선에 임해야 하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그는 더할나위없이 탐나는 자산이다. 바른정당은 그를 껴안아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를 누리고자 한다. 그를 통해 기존 새누리당 이미지를 지워 촛불 민심의 심판을 빗겨가려 한다.

민주당에 눌려 자존심이 크게 상해 있는 국민의당도 반 전 총장의 영입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는 단지 유력 후보 중 한 명이 아니다. 당장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그의 캠프를 찾고 있다. 낭인처럼 떠돌던 MB(이명박)계 잔류 인사들은 새로운 주군을 향해 앞다퉈 달려가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 상황이 반갑다. 지난 총선의 선전은 가슴 벅찼지만, 기껏해야 전라도 기반의 토호세력이 아니었던가. 반 전 총장의 영입으로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춘 뒤 내친 김에 대선까지 도전할 참이다.

반 전 총장은 귀국하면서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이한다. 2012년 안철수 후보와 달리 아이젠하워 모델을 성공시킬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 보수 대 진보라는 양자 구도가 다자 구도로 바뀌었다. 게다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조직이 전국 단위로 속속 꾸려지고 있다.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숫자(지지율)로 이어갔지만 정작 실전에선 조직력 열세로 속절없이 무너졌던 안철수 당시 후보와 사뭇 다르다.

하지만 위기도 찾아왔다. 당장 두 가지 검증대에 올랐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 그리고 미국에서 뇌물죄 혐의로 기소된 동생 반기상 경남기업 전 고문과 그의 아들 반주현씨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게 그의 해명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국인가. 야당은 당장 '국정농단' 운운하며 칼을 벼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이 지점에선 슬쩍 발을 빼는 모습이다. 만약,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떤 형태로건 반 전 총장이 두 의혹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의 아우라는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두 의혹을 떨쳐낸다 해도 과제는 남는다. 그가 내놓을 알맹이, 즉 국정운영 콘텐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두루뭉술하게 내놓는 중도·보수 대통합, 화합 등 추상적인 단어는 표로 연결되지 않는다. 한국을 오래 떠나 있던 그가 얼마나 신속하게 국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해법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반 전 총장과 아이젠하워는 결정적인 차이를 갖고 있다. 아이젠하워는 정치인이 아닌, 전쟁영웅 군인 신분으로 대통령이 됐다. 당선된 이듬해인 1953년에 스스로 육군 원수직에서 물러났다. 반면 반 전 총장은 이미 정치인이다. 그것도 글로벌 정치판인 유엔의 수장이었다. 아이젠하워 모델은 말 그대로 아이젠하워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반 전 총장이 성공하려면, '반기문 모델'을 세워야 한다. 유엔 사무총장이란 아우라를 십분 활용하면서 동시에 희망을 주는 비전과 삶을 보듬는 정책을 제시할 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반기문 모델'이 이렇게 나아간다면 비록 이번 대선에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을 것이다. 그에겐 차기도전을 향한 굳건한 발판이 될 것이고, 한국 정치엔 신선하고 창의적인 자극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젠하워 모델이 아니라 반기문 모델이어야 한다.

■ 용어설명

*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 선거운동에서 우세를 보이는 후보 쪽으로 투표자가 가담하는 현상. 일종의 편승효과다.

 

 

[뉴스핌 Newspim] 이승제 정경부장(openeye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애경家 3세' 채문선 유튜브 돌연 폐쇄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애경그룹의 '오너 3세'인 채문선 탈리다쿰(Talitha Koum)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폐쇄됐다.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채 대표가 채널을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은 현재 사라지고 관련 숏츠 영상만 노출돼 있는 상태다.  애경그룹 '오너가 3세' 채문선 탈리다쿰(Talitha Koum) 대표가 유튜버로 데뷔했다. 사진은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 내 '채문선의 달리다 꿈' 코너에서 발언하고 있는 채문선 대표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채문선의 달리다 꿈' 영상 갈무리] 채 대표가 지난해 9월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 내에 '채문선의 달리다 꿈' 코너를 열고 유튜버 활동의 시작을 알린 지 3개월여 만이다. 일각에서는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제주항공의 최대주주는 애경그룹이다.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의 지분 50.4%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올라 있다. 애경자산관리도 제주항공의 지분 3.22%를 갖고 있다.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이번 여객기 참사 이후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애경그룹 기업가치도 떨어졌다.  채문선 대표는 1986년생으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녀다. 지난 2013년 '세아그룹 오너 3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당시 상무)와 결혼했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탈리다쿰'을 운영 중인 채 대표는 매일유업 외식사업부와 애경산업 마케팅 직무 등을 역임했다.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남편인 고(故) 채몽인 창업주가 1954년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해 세탁비누를 생산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제주 출신인 부친의 뜻에 따라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손잡고 제주항공을 설립했다. 이번 참사 발생 후 채 총괄부회장이 무안 현장을 찾아 유족들에게 유족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죄의 뜻을 전했다. . nrd@newspim.com 2025-01-02 18:34
사진
'콘크리트 둔덕' 위법성에 말바꾼 국토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리나라 역대 항공사고 가운데 세번째 대형 사고로 자리매김하게 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대해 해외 항공전문가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자체 규정을 지켰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해외 권장 사항대로만 공항 로컬라이저 설치가 이뤄졌다면 이같은 대형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해명에만 급급하는 국토부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일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무안공항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에 대해 국토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지지대로 구성된 로컬라이저 모습 ej7648@newspim.com 국토부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적법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적법'의 근거는 콘크리트 시설물이 지지하고 있는 로컬라이저가 '공항 안'이 아닌 '공항 밖'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해외 항공전문가들은 제주항공 여객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이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 있는 둔덕 형태로 설치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 내 모든 시설물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조립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철골과 같은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이어야 만약 비행기가 충돌하더라도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 있어서다. 실제 2015년 4월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불시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철골 지지대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탑승객 81명 중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교통부 예규)에서도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문제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종단안구역 외부 즉 공항 외부 시설물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규정을 지켰다는 근거다. 이는 관련 국제규정인 'Doc 9137-AN/898 Part 6'에도 있는 내용이란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내 규정인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의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끝)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한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최소 기준보다는 약 110m 길고 다른 국내공항보다 긴 편이다. 포항경주공항은 92m로 최소 규정을 간신히 맞췄으며 그외 사천공항은 122m와 177m로 구성됐으며 울산공항은 200m, 제주공항이 240m로 가장 길다. 이 종단안전구역을 벗어나면 '공항외' 시설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제규정에서는 240m를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기준인 연방항공국(FAA) 기준은 300m로 국제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만약 이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항공기 제동을 돕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EMAS를 설치한 공항이 한 곳도 없다. 규정이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무안공항의 해당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이 끝나고 5m 밖 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규정 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로 인해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는 점은 자명하다. 국토부의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해명과 달리 항공당국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의 잠재적 위험을 알고 손을 보려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부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지하는 문제의 둔덕을 설치했다. 이는 내구연한(15년)이 지나면서 2023년 개량 작업에 들어갔는데 30㎝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더 올렸다. 이 과정에서 보강공사 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는 '장비 안테나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Frangibility)을 고려해 설계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즉 국제규정인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을 공항 주변에 설치해야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무안공항 시설물 개량사업에서 콘크리트 지지 기둥은 오히려 더 강화된 셈이다. 이는 태풍 등으로 로컬라이저가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한 보강 조치였다는 게 국토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태풍을 만나는 빈도가 가장 잦은 제주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은 철골로 돼 있다. 결국 국토부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설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을 비롯한 해외에도 비슷한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지지대 구조물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자 입장을 바꾼 상태다. 국토부는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어 다시 보완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전국 공항 내 항행안전시설물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키로 했다. 여수·광주·청주공항에도 무안과 유사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서다. 제대로 된 시설물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종단구역이 끝나고 5m 지난 지점에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어놓고 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뭐라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처음이었던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5-01-02 17:0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