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0% 무너져... 위기감 증폭
여야 광폭 만남으로 '제3지대 빅텐트' 드라이브 걸어
[뉴스핌=조세훈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귀국 후 영호남을 오가는 광폭 횡보에도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그치고, 중도하차설까지 나오면서 반등을 위한 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23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19.8%로 지지율 20%대가 무너졌다. 민심행보 과정에서 각종 구설에 오른 가운데 친동생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못한 게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은 당초 설 이후 예정됐던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을 일찍 가동했다. 지난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시작으로 20일 당내 최고주주인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귀국인사를 나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는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팀장·고문단 회의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오 전 시장은 이날 바른정당 당사에서 반 전 총장에게 "바른정당 합류를 제안했다"면서 "무엇이 가장 보수정권 재창출 위한 길인지, 바른정당 위해 도움되는 길인지"를 놓고 향후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 내에서 의견이 모아지면 그 의견을 바탕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 합류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바른정당에 국한되지 않고 여권을 비롯해 제3지대 인사들과 두루 접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새누리당 초선의원 9명과 만나 "힘을 다해 일해보고자 하니 많이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회동에는 이양수, 권석창, 최교일, 박덕흠, 이만희, 박찬우, 민경욱, 이철규, 김성원 등 새누리당 초선의원이 참석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새누리당 민경욱, 이만희, 최교일 등 초선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민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보수통합과 관련 "의원들이 보수통합의 구심점이 되어달라고 요청했고 (반 전 총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까지 제3지대 인사들과 회동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무성·손학규·박지원·안철수·김종인·김한길·정운찬·정의화 등 여야 비문재인·비박근혜계 인사들이 회동 대상으로 꼽힌다.
'제3지대 빅텐트' 구성의 성공 여부에 따라 침체된 반풍(潘風)이 다시금 태풍이 될지 아니면 미풍에 그칠지 결정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