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견조·스마트폰 회복, 특검 수사는 불확실성 요인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을 극복하며 5년 연속 매출 200조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낸 반도체 등 부품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회사측은 올해 스마트폰 사업 회복이 더해지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 0.6%, 영업이익 10.7% 증가한 실적이다.
4분기 실적 개선 덕을 봤다. 4분기 매출액은 53조3300억원, 영업이익은 9조2200억원이다.매출액은 전년 동기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호조를 나타냈다.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4분기 영업이익은 6조3400억원, 매출액 22조26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3%, 영업이익 112.8% 증가했다.
DS 부문 중 반도체 영업이익은 4조9500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인 지난 2015년 3분기 3조6600억원을 1조원 이상 상회하는 사상 최대 성적이다. 디스플레이 영업이익도 1조3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6.7% 증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68.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D램 비트그로스(비트당 생산량 증가율)가 10% 후반, 20% 초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IT·모바일(IM) 부문도 4분기에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연간으로는 전년비 6.6% 증가한 10조81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7 시리즈 등 프리미엄 모델과 중저가 모델이 노트7의 공백을 채우면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삼성전자는 제품 경쟁력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를 돌파할 계획이다. 특히 개발부터 제조까지 품질 관련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해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체제를 확립한다는 목표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차별화와 함께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라며 "'삼성 클라우드'와 '삼성 페이'의 적용 모델과 지역을 확대하고 전략 모델에는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해 CE 부문에서 전년 대비 0.3% 늘어난 47조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64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매출이 제자리 걸음이었음에도 수익성이 높아진 것은 고마진 제품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영상가전은 신제품인 QLED TV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고 생활가전은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플렉스워시' 세탁기 등 혁신 제품을 강화한다.
다만, 삼성전자는 특검 이슈가 중장기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대내외 정세 변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아래 M&A·시설투자 결정과 신성장 동력 발굴 차질 등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글로벌 정세 변화나 사업구조의 재편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활동이 중요한데 이런 것들이 제한을 받는다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