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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하기 힘든 나라②] '경제민주화'처방에 '탈출기업' 늘어

기사입력 : 2017년02월10일 15:58

최종수정 : 2017년02월10일 15:58

경제민주화로 각종 규제 늘어..경영환경 나빠지며 해외행
"경제민주화, 건설적 대안없이 사회 분열시키고만 있을 뿐"

[뉴스핌 = 이강혁 기자·최유리 기자] "골치 아픈 경제민주화까지 생각하면 공장을 해외로 옮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원청이 망하지 않는 한)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은 제로다."

중견 반도체 부품업체 A사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 사무소 인력이 30여명에 불과한 A사가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외 이전이다. 거래하는 대기업의 생산공장이 해외에서도 가동되고 있는데다, 현지의 각종 혜택이 매력적이라 공장을 해외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해외 이전을 준비하던 초기에는 설비 이전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컸다. 하지만 복잡한 국내 정치와 규제, 노사관계, 인건비, 세제혜택 등을 감안하면 해외에서 5년내 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A사 관계자는 "국내는 각종 규제가 경영상 걸림돌이 됐지만 지금은 만족스러운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법안 반복..."경영환경 불확실하다"

'기업인의 국적은 있어도 기업의 국적은 없다'는 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견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업들의 활동 무대가 해외로 넓어지면서 현지화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경영환경이 나빠지면서 쫒겨나듯 짐을 싸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가 높다. 국내 투자와 고용, 세수 측면에서 기업의 '엑소더스(Exodus' 해외 탈출)' 현상은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재계에선 기업 규제 법안이 경제민주화라는 기류를 타고 반복되는 현실을 이같은 현상의 중요한 원인으로 본다. 세계 각국이 기업 보호와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내놓으며 경제 살리기에 안간힘은 쓰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상법 개정안 역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폐기한 경제민주화 공약과 대동소이하다. 정권마다 양극화를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으로 경제민주화를 꺼내들고 있는 셈이다.

법인세율 논쟁 역시 마찬가지다. 2008년부터 법인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한 이후 매년 세율 인상 추진이 반복되고 있다. 2008년 이후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이 법인세율을 인하(17개국)하거나 유지(11개국)한 것을 고려하면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움직임이다.

박종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장점도 있지만 국민 정서에 편승해 만능 처방으로 포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결국 기업을 규제한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경제를 위축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법안이 시행되지 않더라도 기업이 체감하는 리스크는 여전하다. 반복되는 기업 옥죄기 자체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앞에서 기업은 몸을 낮출 수 밖에 없다. 장기적인 로드맵을 짜기보단 투자와 고용을 보수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2015년 연구개발(R&D) 비용은 39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1% 감소했다. 채용 움직임도 움츠러들었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에서 매출 상위 100위에 속하는 대기업 일자리는 1년 전보다 7000여명 감소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기업들에게 투자 활성화를 독려하면서 각종 규제로 압박하는 것은 이중적인 플레이"라며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에는 경영환경이 너무 불확실하다"고 토로했다.

▲각종 규제로 경영 통제하는 사이, 해외 자본 세력 먹잇감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가 각종 규제로 나타나며 경영활동을 통제하는 사이 바깥에선 금융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 해외의 자본 세력이다. 칼 아이칸이나 소버린 사태처럼 국내 기업을 직접 겨냥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003년 영국계 헤지펀드 소비린은 SK(주) 주식 14.99%를 1768억원에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집중투표제 등을 주총 안건으로 올리면서 경영권을 위협했 다. SK그룹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SK(주) 주식을 1조원 넘게 사들였다. SK(주) 주가는 치솟았고 소버린은 지분 매각 차익에 배당금 등을 더해 2년 만에 9539억원 을 벌고 손을 털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소버린 사태에서 보듯 오너의 지배력이 약한 회사는 해외 자본의 표적이 된다"면서 "최고경영자들이 경영권 보호 문제로 머리를 싸매야 하는 상황에서 제품과 경영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2006년 미국계 투기자본인 칼 아이칸 펀드 사례도 유사하다. 이들은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KT&G 경영권을 흔들었다. 당시 우호세력을 포함한 아이칸 측의 지분은 35% 로 40%인 KT&G 측에 뒤졌지만 자신들이 추천한 워런 리히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를 사외이사에 앉혔다. 자기 세력에 표를 몰아주는 집중투표제를 통해서다. 리히텐슈타인 이사는 이사회에서 경영에 적극 개입하면서 배당과 자사주 소각 확대 등을 이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자 아이칸은 14개월 만에 1500억원의 차익을 거두고 떠났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대주주의 경영권을 제한하는 규제가 강화되면 외국계 헤지펀드 등 해외 투자자들의 입김만 세진다"면서 "이들은 단기적인 투자 수익만 바라보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의 권한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더욱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과 대기업 총수를 '재벌'로 규정하며 '탐욕스럽고 개혁해야할 대상'이라고 보는 것에 불만이 크다. "굳이 국내에 머물러야 하느냐"는 일부 기업들의 목소리는 어쩌면 당연하다.

신장섭 싱가폴국립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경제민주화…일그러진 시대의 화두'에서 "경제민주화는 한국 경제와 사회를 위해 건설적으로 내놓는 대안도 없이 사회를 분열시키고만 있을 뿐"이라며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국내 정치와 정책의 담론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썼다.

신 교수는 "한국이 모델로 삼았던 미국에서도 경제민주화가 분배와 고용에서 참담하게 실패했다는 결과가 명백히 나와 있다"면서 "단지 재벌을 다스리기 위해 추가 개혁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전제만이 추동력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 재계팀장 (ikh@newspim.co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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