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초 여성 CEO, 오는 3월 취임
포털 중심 사업 전략에서 기술 플랫폼 변화 시도
[뉴스핌=정광연 기자] 오는 3월 17일, 한성숙 대표를 선장으로 하는 네이버가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다. 현 서비스 총괄부사장인 한 대표 내정자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대표이사와 서비스총괄을 겸임하게 된다.
2009년 4월 취임해 8년 가까이 네이버의 경영을 진두 지휘했던 김상헌 대표와 이사회 의장으로 기업의 미래를 조율했던 이해진 창업자가 모두 물러남에 따라 네이버는 본격적인 ‘한성숙 시대’를 맞는다. 1999년 설립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받는 도전이다.
27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이사회는 한 대표 내정자를 사내이사 후보,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추천한 상태다. 기타비상무이사가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등기이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총회 이후 네이버는 한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열을 가다듬게 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사진=네이버> |
엠파스 본부장(검색사업본부)을 거쳐 지난 2007년 검색품질센터 이사로 네이버(당시 NHN)에 합류한 한 내정자는 서비스1본부장, 서비스 총괄 부사장을 거쳐 네이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표 선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네이버에 몸담은 10년 동안 웹툰&웹소설 부분 유료화 전환, 모바일 화면 개편,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V 라이브’ 론칭 등 굵직한 사업을 주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성숙 내정자가 추구하는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를 최고 목표로 내세웠다.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을 일상과 접목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기술 및 콘텐츠 분야에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네이버의 변화 추진은 기존 포털 중심의 사업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네이버의 매출은 2014년 2조6719억원, 2015년 3조2512억원, 2016년 4조226억원 등 최근 3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는 신사업이 아닌 광고 매출(2조193억원, 2조3224억원, 2조9670억원) 증가에 따른 결과다.
특히 라인의 상장으로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을 확보한 만큼 첨단기술과의 융합으로 신사업 육성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한 내정자 역시 “로봇 기술이 일상에 적용된 가장 대중적인 사례가 휴머노이즈가 아닌 로봇청소기였던 것처럼 네이버 역시 첨단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대중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네이버는 기술플랫폼으로의 변화를 위해 지난해 ‘기술플랫폼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한 내정자를 중심으로 김태웅 기술플랫폼 위원회 리더, 신중호 라인 글로벌 겸 라인플러스 대표,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 등 기술 ‘트로이카’ 구축도 마무리했다.
기술플랫폼 진화를 선언한 네이버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크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네이버가 이사회 중심 경영을 특수관계인이 아닌 새로운 의장을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으며 최초의 여성 CEO를 선입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 다양한 신기술에 투자하며 국내 최대의 기술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신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구글과 마찬가지로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