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천억원대 수주로 매출비중 전체 14위권..계열사 공사·합작 사업 축소 불가피
중국 영향력 큰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인프라 사업도 불이익 당할 공산 커
[뉴스핌=이동훈 기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날로 거세지자 해외시장 확장을 노리는 국내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 매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당장 매출이 급감하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계열사 공사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던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이 큰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인프라 사업에 국내 건설업계의 참여가 제한될 공산이 크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매출이 많이 감소할 전망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성 경제 재제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국내 건설사들은 주로 자사의 계열사 공사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2014년 준공한 삼성전자의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은 모기업 또는 계열사가 발주한 사업인 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시공했다. 롯데건설은 그룹 내 공사인 롯데백화점, 롯데쇼핑의 신축, 리모델링 등을 담당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사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공사 물량이 많고 신시장을 개척해야 하다 보니 시공에 참여할 방법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드 배치로 중국 내 신규 공사 수주는 물론 계열사 공사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작년 중국에서 6억4032만달러(7421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작년 국내 기업의 해외공사 수주 282억달러(32조6500억원) 가운데 중국 비중은 2.2%다. 전체 순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 이어 14위다.
향후 우려해야할 문제는 AIIB의 인프라 사업에 국내 건설업계가 참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AIIB에서 최대 의결권(26.06%)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특정 프로젝트에 국내 건설업계 참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한국의 AIIB 의결권은 3.81%로 AIIB 참립 맴버국 57개국 중 5위다.
AIIB는 지난해 출범했다. 아시아 지역의 낙후된 인프라 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했다.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50억달러 이상의 인프라 시설투자가 계획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의 전력, 수송, 통신, 상하수도 등이 집중적인 투자 대상이다.
해외건설협회 중국담당 최미동 대리는 “국내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직접 뛰어들기 어려운 환경이고 사업 비중도 낮아 당장 매출이 급감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계열사 공사 및 한중 합작 사업이 제한될 수 있고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의 사업 참여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