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및 연준 금리인상에 휘청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정크본드에서 2년래 최대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제 유가 하락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판단된다.
17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와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정크본드 펀드에서 57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이는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SPDR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하이일드본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5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아이셰어 아이복스 달러 하이일드 본드 ETF에서도 지난 9일 하루에만 6억516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크본드 시장에서 에너지 섹터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펀드 자금 유출은 유가 약세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일 기준 최근 13거래일 가운데 11거래일에 걸쳐 하락했고, 3월 들어 낙폭은 9.7%에 달했다.
여기에 미국 하이일드 본드가 지난 12개월 사이 17%에 달하는 수익률을 내자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연준이 과거 2년에 비해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바클레이즈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3월 정크본드는 0.9%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 대비 정크본드의 수익률 프리미엄은 지난 2일 3.55%에서 최근 4.05%까지 껑충 뛰었다.
앞으로 정크본드 펀드의 자금 유출입은 국제 유가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유가 전망이 흐리다는 사실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이행에도 WTI는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밀렸고,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 원유 재고와 굴착 장비 가동이 증가 추이를 지속하는 데다 전세계 수요 증가가 유가 상승을 이끌어낼 만큼 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셰일 업계의 산유량 증가로 인해 일부 OPEC 및 비회원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 이행에서 도중 하차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 하락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